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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수석대변인" 나경원 발언에 난장판 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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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문을 연 3월 국회가 시작하자마자 얼어붙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오늘(12일)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 야유와 고성이 오갔고 일부 의원들은 몸싸움까지 벌였습니다.

먼저 오늘 국회 상황을 이호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초반부터 수위 높은 발언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먹튀 정권, 욜로 정권, 막장 정권이란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입니다.]

결국, 이 발언에서 여당 의원들은 폭발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부대표,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향하자,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맞섭니다.

나 원내대표가 연설을 계속하려 하자 민주당은 사과하라고 연호했고, 한국당 쪽에선 격려가 나왔습니다.

의장석 주변에서 여야 의원들 설전이 20분 가까이 이어졌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가벼운 몸싸움도 벌어졌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설 방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여러분들 이런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원내대표 연설 마칠 때까지 내려갈 수 없습니다.]

결국, 문희상 의장이 중재에 나섰는데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여야는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희상/국회의장 :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경청해서 듣고 그 속에서 타산지석으로 배울 건 또 배우고.]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의장님 말씀의 또 일부는 역시 민주당 출신 의장님이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는 나경원 원내대표는 마치 개선장군 같은 표정이었고, 민주당 의원들은 화를 삭이면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선 격앙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민주주의를 외쳤던 촛불 시민혁명, 그것에 대한 전면 부정이고…]

[설훈/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거의 일베, 또는 그것보다 더 심하게, 태극기 부대와 같은…]

현행법에선 이미 사라진 국가원수 모독죄까지 거론하며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대한민국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입니다. 즉각 법률적인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도 회부를 하고…]

청와대도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민주당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품위 없는 그녀' 같은 해시태그도 달았습니다.

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그 정도 비판도 용납 못 하는 민주당이 더 문제라고 맞받았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국민의 다른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문재인 정권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윤리위 제소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있지도 않은 죄를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만약 그런 부당한 조치가 있게 되면 정말 단호한 대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야당들에선 나 원내대표 연설이 부적절했지만, 민주당이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정쟁에 말려들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가만히 둬도 역풍 불 '막말 연설'을 한 나 원내대표를 "오히려 민주당이 전략 부재로 "잔 다르크로 만들어줬다"고 했습니다.

다만, 오늘(12일) 연설로 급랭한 정국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 내일 미세먼지 법안 처리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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