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관할 교구에서 과거 발생한 사제의 아동 성폭력 사건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프랑스의 가톨릭 추기경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리옹 지방법원은 성폭력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필리프 바르바랭 추기경에게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바르바랭은 1980∼1990년대 프랑스 리옹 교구에서 신부 베르나르 프레나가 소년 십수 명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을 2014∼2015년에 인지하고도 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한 피해자는 2014년 바르바랭 추기경을 찾아가 유년 시절 프레나 신부에게 당한 성폭력 사실을 털어놓고 다른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추기경이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바르바랭의 혐의점에 대해 2016년에 내사를 진행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를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프레나 신부로부터 유년시절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결성한 단체 '파롤 리베레'(자유로운 발언)는 법원에 재정신청을 제기해 바르바랭을 법정에 세웠습니다.
바르바랭은 프랑스에서 사제 성범죄 사건으로 기소돼 유죄선고를 받은 가톨릭 지도자 중 최고위직입니다.
법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던 바르바랭 추기경 측은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죄 판결이 난 이상 추기경직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추기경직을 사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