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충돌 선장 "사고 후 스트레스로 코냑 마셔"

항로를 이탈해 부산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 화물선 선장이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며 음주 항해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러시아 화물선 선장 43살 A씨는 오늘(3일) 오후 1시쯤 부산해경 유치장에서 출감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법으로 압송됐습니다.

A씨는 해경이 적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부분 인정한다"면서도 음주 운항과 관련한 부분은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는 "사고 발생 후 닻을 내린 이후 술을 마셨다"면서 "모든 선원이 이를 봤고 증명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통이 컸다"면서 "코냑이 혈액순환에 좋다고 해서 코냑 1잔을 마셨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1차 요트사고 후 광안대교로 돌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더는 요트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어선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리 쪽으로 향했다"면서 "사고 후 바로 VTS에 교신해 사고가 났다고 보고했고, 지원을 바란다고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선장의 해명과 달리 부산해경은 혈중알코올농도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역산한 결과, A 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결론 내리고, 음주상태에서 판단이 흐려져 항로변경과 후진을 제때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사고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선장 A씨는 지난달 28일 혈중알코올농도 0.086% 상태로 배를 몰아 계류장에 정박 중이던 요트 등 선박 3척을 들이받고 광안대교 교각과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