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션' 실험을 실제로…중국, 달에서 식물 키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3일 인류 최초로 달 뒤편에 착륙한 중국의 탐사선 창어 4호가 달에서 식물을 키우는 실험에 착수한다고 보도했습니다.

100일간 진행될 이 실험에서는 창어 4호가 달에 가져간 높이 18㎝, 지름 16㎝의 원통형 알루미늄 합금 용기에서 토마토와 샐러드용 갓류 식물인 크레스가 재배됩니다.

이들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사이 용기에 함께 넣어진 누에 알은 부화를 거쳐 나방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누에는 토마토와 크레스가 배출하는 산소를 소비하게 되며, 대신 이들 식물이 필요로 하는 이산화탄소와 거름으로 쓰일 배설물을 공급합니다.

중국 우주개발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항천국은 달 표면의 마이크로 생태계 순환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과정을 영상으로 중계해 지구에서도 볼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이 밀폐 용기의 무게는 3㎏에 불과하지만, 제작에는 1천만 위안(17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고,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 가격만 60만 위안(1억 원)에 달합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실험이 될 전망입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가 온실에서 식량과 토마토 등을 키우며 생존하는 영화 '마션'이 현실이 되는 겁니다.

지난 2016년 미국 항공우주국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지니아(zinnia)의 꽃을 피우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다른 행성에서 식물을 재배하지는 못했습니다.

달 표면은 낮 온도가 100℃를 넘고 밤 온도는 -100℃ 이하로 떨어져 식물을 재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태양에서 오는 방사선과 낮은 중력이 미치는 영향도 이겨내야 합니다.

이 실험을 총괄하는 과학자 셰겅신은 밀폐 용기 내 온도가 1∼30℃를 유지하게 하고, 태양광 외에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 이들 식물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