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사탕이나 과자 모양을 본뜬 비누, 방향제, 화장품 같은 생활화학 제품들이 많은데요, 특히 어린이들은 먹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워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정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언뜻 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곰 모양의 젤리 같지만, 사실 비누입니다.
경기도 화성시의 주부 김 모 씨는 3살짜리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받아 온 이 비누를 젤리로 착각했습니다.
[김 모 씨/주부 : 받은 선물 중에 젤리가 있다고 먹고 싶다고, 근데 몇 분 뒤에 애가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맛이 너무 이상해서 봤더니 이게 비누더라고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 중인 화장품, 방향제, 향초 같은 생활 화학제품과 전자담배, 라이터 등을 조사해보니 식품과 장난감 모양인 제품이 73개나 확인됐습니다.
그 중에도 케이크나 과자, 아이스크림 모양이 특히 많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오인해 입에 대거나 삼키는 사고가 날 위험이 큰 겁니다.
하지만 어린이 주의 표시가 있는 제품은 42%에 불과했고 먹지 말라는 경고 표시는 20%뿐이었습니다.
최근 3년 9개월 동안 소비자원에 접수된 생활 화학제품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모두 380건.
이 가운데 만 3세 이하 사고가 77.6%에 이릅니다.
유럽연합 등에선 식품이나 장난감을 본뜬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금지 규정이 가스라이터에만 한정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