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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회장 19년 체제' 마감…日佛, 르노-닛산 경영권전쟁 시작됐다

'곤 회장 19년 체제' 마감…日佛, 르노-닛산 경영권전쟁 시작됐다
일본 닛산자동차가 오늘(22일) 이사회를 열고 소득 축소신고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카를로스 곤 회장의 회장직 해임안을 처리합니다.

이에 따라 1999년 경영 위기에 빠진 닛산에 파견돼 세계의 유력 자동차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재탄생시킨 '신화'를 연출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곤 체제도 19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동시에 '르노-닛산 연합'의 경영권을 둘러싼 양사, 그리고 일본과 프랑스 정부와의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오늘 닛산 이사회에서는 곤 회장과 함께 체포된 그레크 켈리 대표에 대한 해임안도 처리합니다.

두 사람은 이사직은 유지하게 되지만, 닛산 측은 이사직 해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조속히 개최해 두 사람을 그룹에서 추방할 방침입니다.

'르노-닛산 연합'의 한 축인 미쓰비시 자동차도 다음 주 곤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처리할 방침입니다.

곤 회장은 프랑스 르노의 회장도 겸임하면서 '닛산-르노 연합'의 기둥역을 맡아왔습니다.

그런 만큼 그의 닛산 회장 해임으로 이 연합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측, 그리고 일본과 프랑스 정부 측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우선 닛산 측은 양측간 '불평등'한 지분 구조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르노는 닛산의 주식 43.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닛산은 르노의 주식 15%를, 미쓰비시자동차의 주식 34%를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하면서 연합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통한 자국 내 자동차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오랜 숙원으로 삼았던 것도 이런 지분 구조와 무관치 않습니다.

양측에 중립 입장을 견지했던 곤 회장이었지만, 지난 2월 프랑스 정부가 그의 르노 회장 연임 결정을 내리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합병 노선으로 급속하게 기울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번 검찰 체포 및 회장직 해임 사태의 배경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자사의 절반인 르노에 회사가 먹히는 것 아니냐는 닛산 측 경영진의 위기의식이 있다는 것도 이런 점들과 무관치 않습니다.

실제 지난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닛산이 4조 2천439억 엔으로 르노의 174억 6천500만 유로의 배에 가깝습니다.
닛산 자동차 로고(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닛산 측은 곤 회장의 체포 및 이어져 나오는 그의 비리 의혹, 회장직 해임으로 르노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 맞설 기반은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닛산 측은 우선 르노 측에 양사 간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청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사의 매출이나 기업가치 규모와 상대 기업의 주식 보유 비율이 정반대인 만큼 이를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르노는 닛산의 주식 43.4%를, 닛산은 르노의 주식 15%를 보유하고 있지만, 닛산의 지분 15%는 그나마 의결권이 없어 '불공평'하다는 것이 닛산 측의 입장입니다.

곤 회장 체제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하지 못했지만, 그가 실각하게 된 만큼 닛산의 르노 지분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해소하자고 르노 측에 요구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르노 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오히려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특히 닛산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줄어들 르노의 닛산에 대한 출자 비율 축소에 대해서는 르노 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프랑스 정부의 자세도 변수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르노-닛산 연합'의 유지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르노를 통해 닛산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것으로도 플이됩니다.

그런 만큼 지분율 조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닛산이 곤 회장에 대한 해임에 나섰지만 르노는 티에리 볼로레 르노 최고운영책임자를 임시 최고경영자로 선임하면서도, 곤의 회장 및 최고경영자직을 유지시킨 것도 양측의 입장 차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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