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암 때문에 숨진 한국인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선진국과 비교한 암 사망률은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사망률은 선진국 가운데 낮은 수준이었지만, 사망 원인 가운데 폐렴이나 자살, 또는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률은 눈에 띄게 높은 편이었습니다.
오늘(26일) 통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망자 28만 5천 534명 가운데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7만 8천 863명으로 27.6%를 차지했습니다.
사망자 4명 중 1명은 암 때문에 사망했다는 의미로, 암 사망자는 1983년 사망자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OECD 회원국과 '사망률'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OECD 표준인구로 변환한 한국의 암 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지난해 160.1명이었습니다.
한국의 암 사망률은 2012년 183.3명, 2013년 178.9명, 2014년 175.0명, 2015년 168.4명, 2016년 165.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집계 시기는 다소 다르지만, 조사대상 36개국 중 한국보다 암 사망률이 낮은 국가는 멕시코(2015년 114.7명)뿐이었습니다.
OECD 회원국 암 사망률 1위는 헝가리(2016년 278.8명)로 한국의 1.74배나 됐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암은 정책적 검진이 확대되는 추세라 진단이 잘 돼 사망까지 이르는 치사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사망자가 증가하는 대장암은 올해부터 만 50세 이상은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고, 암 사망자 1위인 폐암도 내년부터 고위험군은 무료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전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636.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일본(2015년 575.7명)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사망률 순위는 유독 폐렴과 자살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폐렴 사망률은 48.1명으로 36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폐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2015년 49.0명)이었습니다.
한국의 폐렴 사망률은 2013년 34.8명에서 2014년 35.9명, 2015년 41.2명, 2016년 43.4명에서 작년 50명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폐렴은 노인성 질환으로 특정 질병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폐렴으로 사망하는 일이 많다"며 "한국의 기대수명이 일본보다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3명으로 리투아니아(2016년 26.7명)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습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13년 28.7명에서 2014년 26.7명, 2015년 25.8명, 2016년 24.6명에서 올해 23명으로 줄었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의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률은 9.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7위를 기록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국가는 멕시코(2015년 15.5명), 미국(2015년 12.6명), 칠레(2015년 12.0명) 등이었습니다.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긴 합니다.
1995년 49명으로 정점을 찍고서 1998년 처음으로 30명대(33명)를 기록했습니다.
2001년에는 20명대(27.4명)로 내려왔고 2006년에는 10명대(19.9명)로 줄었으며, 지난해엔 처음으로 한 자릿수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