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에 체포되는 암스테르담 중앙역 흉기난동범
네덜란드 법원은 3일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지난달 31일 흉기를 마구 휘둘러 미국인 관광객 두 명을 다치게 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독일 거주자인 19세 남성 자웨드 S.에 대해 2주간 구금연장을 결정했다.
자웨드 S.는 당시 현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하반신에 경찰이 쏜 총탄을 맞아 체포됐으며, 그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범행동기 등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네덜란드 경찰과 법무부는 초기 사건 수사에서 이번 흉기 난동 사건의 범행동기가 테러와 관련돼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추가 수사를 위해 구금 연장을 법원에 신청했다.
네덜란드 법원은 이날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자웨드 S.에 대한 구금 연장 심리에서 경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경찰은 향후 2주간 자웨드 S.의 신병을 확보한 가운데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됐으며 필요시 최대 90일간 추가 구금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자웨드 S.가 테러 공격을 저지르려는 계획을 갖고 일부러 암스테르담으로 여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암스테르담 시 당국과 경찰 ·법무부는 공동 성명에서 "용의자의 초기 진술로 볼 때 이번 사건은 테러 목적이 범행 동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당국은 자웨드 S.가 독일 거주허가증을 소지하고 있어 독일 경찰의 협조를 받아 그의 거주지를 수색하는 등 그의 배경에 대해 조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독일 경찰은 자웨드 S.의 거주지에서 하드 드라이브와 USB 등을 수거해 그 안에 담긴 내용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용의자인 자웨드 S.가 독일에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독일 내무부에 따르면 자웨드 S.는 망명신청이 거부되자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웨드 S.는 그동안 독일 경찰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파악하고 있는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4월 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망명신청이 거부된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이 트럭을 몰고 시내 번화가에서 행인들에 돌진, 5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었다.
한편, 초기수사에서 암스테르담 중앙역 흉기 난동 사건의 범행 동기가 테러와 관련된 것으로 결론 나면서 네덜란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웃 나라인 벨기에, 프랑스, 영국 등에서 잇따라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가 발생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몇 차례 테러 관련 음모가 적발됐을 뿐 실제로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네덜란드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무풍지대가 아님이 확인된 셈이다.
그동안 누차에 걸쳐 테러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나름대로 테러에 대비해온 네덜란드 대테러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추가적인 테러대비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