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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클린턴에 "푸틴은 믿을 수 있고 강한 사람"…속기록 공개

옐친, 클린턴에 "푸틴은 믿을 수 있고 강한 사람"…속기록 공개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이 파트너였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을 후계자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믿을 수 있고 강하며 사교적인 사람'이라고 칭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빌 클린턴 도서관은 전날 1990년대 미-러 관계에 관한 기밀 문건 1천 건 이상을 기밀 해제했으며 그 중엔 옐친과 클린턴 대통령 간 회담 속기록도 포함됐습니다.

속기록에 따르면 옐친 대통령은 1999년 9월 8일 클린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마침내 푸틴을 자신의 후계자로 선택했다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옐친은 "2000년 대선에서 누가 러시아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래 생각했는데 결국 푸틴을 낙점했다"면서 "그의 이력과 관심사, 주변 인물 등을 조사했는데 그가 자신이 책임지는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게다가 그는 치밀하고 강하며 아주 사교적인 사람이다. 그는 파트너와 쉽게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당신도 그가 아주 높은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임을 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푸틴을 칭찬했습니다.

이 같은 대화는 옐친이 1999년 8월 9일 TV 대국민담화를 통해 푸틴 당시 총리 대행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칭하고 약 1달이 지난 뒤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같은 해 11월 클린턴이 다시 '2000년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라고 묻자 옐친은 "당연히 푸틴이다. 그가 나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 그는 민주주의자이고 서방을 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적으로 강하다. 나는 그의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그는 승리할 것이며 당신은 그와 함께 일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확신시켰다.

옐친은 이어 "그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러시아의 교류 확대 등을 지향하는 옐친 노선을 승계할 것이다. 그에겐 이를 이행할 에너지와 머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옐친과 클린턴의 이 같은 대화가 있은 지 얼마 뒤인 같은 해 12월 31일 옐친이 조기 사임하면서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은 푸틴은 이듬해 3월 대선에서 승리해 크렘린궁 권좌에 올랐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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