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자동차 무역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 자동차 관세를 완전히 철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30일 밝혔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이날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EU)는 미국이 같은 조치를 한다면 자동차 관세를 '0'으로, 모든 제품의 관세를 '0'으로 끌어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조치는 상호적이어야 한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경제적으로 우리에게도, 미국에도 유익할 것"이라며 종전 입장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앞서 지난 7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백악관 회동에서 두 사람은 미국과 EU 간에 관세를 제거하는 제한된 무역협정을 체결해 무역장벽을 낮추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당시엔 자동차 분야가 제외됐었다.
백악관 회동을 계기로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이후 갈등으로 치닫던 양측의 무역분쟁 기류는 일단 누그러졌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0%로 올리겠다고 수시로 언급하며 EU를 압박해왔다.
그동안 일각에선 EU 측이 자동차 관세를 모두 없애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EU산 자동차 20% 관세 부과 방침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EU는 공식적으로는 이를 언급한 적이 없다.
EU가 자동차 관세 완전 철폐 카드를 공식 언급함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이 이끄는 EU 측 대표단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향후 몇 주간 백악관 회동에서 약속한 양측 간 합의의 윤곽을 도출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우리는 (내년 가을 끝나는) 집행위 임기 동안 협상을 끝내도록 할 것"이라면서 "협상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 그것은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측과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 추진하다가 무산된 '범 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