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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더링 황제' 천종원 "AG 안 나간다고 했었는데 큰일 날 뻔"

'볼더링 황제' 천종원 "AG 안 나간다고 했었는데 큰일 날 뻔"
▲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스포츠클라이밍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천종원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처음엔 아시안게임 대신 월드컵 나가겠다고 감독님께 대들기도 하고 그랬어요. 지금은 정말 어른들 말씀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볼더링 황제'로 불리는 천종원(23·중부경남클라이밍)은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월 클라이밍 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와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 종목에서 천종원은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그는 "너무 행복하고 살면서 제일 좋은 날"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그는 아시안게임에 별로 나오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2010년 7월부터 스포츠클라이밍에 입문한 천종원은 스피드와 볼더링, 리드 등 3개 종목 가운데 볼더링에 특별히 강한 선수다.

스피드는 말 그대로 일정한 높이를 빠르게 올라가야 하고, 리드는 정해진 시간에 누가 더 높이 올라가는지를 겨루는 분야다.

반면 천종원이 강한 볼더링은 고난도의 코스를 떨어지지 않고 정해진 지점까지 도달해야 하는 종목이다.

운동 능력은 물론 코스에 놓인 홀더를 적절히 사용해야 하는 전략을 겸비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이런 볼더링에서 천종원은 2015년과 2017년에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고, 올해도 그런 목표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면서 월드컵 출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천종원은 "사실 선수 인생 목표를 월드컵 나가서 랭킹을 유지하는 것으로 잡았는데 그런 월드컵을 포기해야 하면서 고민도 컸고, 감독님께 대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스피드와 리드까지 잘해야 하는 아시안게임에 대해 천종원은 "자신도 없었다"며 "일본 선수들이 워낙 잘하는 데다 스피드 같은 경우 6월에 선수촌에 들어가 두 달 훈련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라고 이 대회가 썩 내키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천종원은 이날 자신이 약한 스피드에서 결선에 진출한 6명 가운데 2위로 산뜻한 출발을 했고, 주 종목인 볼더링에서 1위를 차지하며 승세를 굳혔다.

그는 "처음부터 너무 잘 풀렸다"며 "부모님, 감독, 코치님, 함께 훈련한 선수들 특히 대회에 같이 나온 김한울 선수에게 고맙다"고 지인들의 도움 덕에 금메달을 따냈다고 겸손해했다.

천종원에게 '월드컵을 포기하고 아시안게임에 전념하느라 실제로 세계 랭킹이 떨어졌느냐'고 묻자 "많이 떨어졌는데 이젠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열심히 하면 내년에 1등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며 "최종 목표는 올림픽인데 다음 달 월드챔피언십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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