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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국가는 없다"…'안희정 무죄' 규탄 집회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안희정 무죄' 규탄 집회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제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무죄와 관련해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사건 무죄에 분노한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사법부와 수사기관을 규탄했습니다.

350여 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오늘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못살겠다 박살내자'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주최 측은 오늘 집회에 2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고,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 추산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당초 예상했던 1천 명보다는 많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시민행동은 "안 전 지사 무죄판결은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했던 수많은 시민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며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는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 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외쳤습니다.

안 전 지사를 고소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는 정혜선 변호사의 대독을 통해 발표한 편지에서 "살아있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며 "죽어야 미투로 인정된다면 죽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세 분 판사님들은 제 목소리를 들었나. 검찰이 재차 확인한 증거들을 봤나. 듣지 않고 확인하지 않으면서 왜 묻나. 왜 내 답변은 듣지 않고 가해자 말은 귀담아듣는가"라며 재판부 판사 3명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하는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며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있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가 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도 발언대에 서서 "저는 김지은 씨를 지지한다"며 "안희정 씨는 범한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감옥에 가라. 그러면 기꺼이 용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를 여성만으로 제한하지 않아 적은 수지만 남성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세종대로, 광화문, 인사동, 종로2가를 거쳐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안희정이 무죄면 사법부는 유죄다", "조병구를 탄핵하라, 사법정의 실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민행동은 원래 오는 25일 제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집회 일정을 앞당겼습니다.

서부지방법원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업무상 위력이 행사됐다고 보기 어렵고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선고 당일 오후 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사법부는 유죄'라고 주장하는 여성단체들의 집회가 열리는 등 무죄 선고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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