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금 말레이시아 관광객 이야기 들으셨죠. 올여름 우리나라가 동남아보다도 덥고 갈수록 이런 더위가 더 심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딸기 주로 기르던 경남 산청에서는 요새 바나나를 기를 정도가 됐는데, 정구희 기자가 이렇게 된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경남 산청의 거대한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자 울창한 열대림이 펼쳐집니다.
초록빛의 굵직한 바나나들을 덩어리 아랫부분부터 잘라 수레에 옮깁니다.
작은 묘목이 1년 만에 6m까지 자라 이렇게 튼실한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나무에서 수확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 우리가 먹는 노란색 바나나가 됩니다.
[강승훈/바나나 재배 : 타작물에 비해서 열에 강하기 때문에 점점 더워지는 기후에 바나나 재배가 유리해지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반도는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과일들과는 달리 길어진 여름은 폭염에 강한 바나나를 기르기에 좋은 조건이 된 건데 지구 전체적으로 열대지역이 확장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열대지방에서 가열된 공기는 하늘로 올라간 뒤 위도 30도 중위도 지방에서 내려오는데 이를 '해들리 순환'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뜨거운 공기가 1970년대에는 위도 33도까지 올라오다 최근에는 35도까지 더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온이 28도가 넘는 뜨거운 바다인 '웜풀'도 갈수록 고위도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민승기/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 그런 현상이 이런 여름을 더 길게 만들거나 더 강하게 만드는 열대지방을 더 팽창시키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나라에 여름이 더 빨리 오기도 하고요.]
기상학자들은 열대지방의 확장이 우리나라 같은 중위도 지방에 폭염과 사막화 등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