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년 내내 쩡카이휘는 보통 학생들과 다른 방식의 수업을 받았습니다. 등교는 핑궈현에 있는 학교로 했습니다만, 수업은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에 있는 청두7중의 수업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즈뽀반(直播班) 수업, 우리말로 생방송 수업이라는 건데, 청두7중의 수업 내용을 라이브로 수신을 받아 듣는 방식입니다. 몸은 핑궈현 학교에, 머리는 청두7중 학교에 둔 거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매 수업시간마다 40분은 라이브 수업을 듣고, 5분 동안은 핑궈현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요약정리을 받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숙제도 청두7중 선생님이 내준 걸 그 학교 학생처럼 똑같이 했습니다. 이런 수업 방식에 대해 쩡카이휘는 "배우는 양이 많다"면서 만족해했습니다.
당연히 쩡카이휘는 30명의 생방송 수업반 학생 중에서 가장 적응을 잘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쩡카이휘에게 입시 스트레스가 없었던 건 아니겠죠? 쩡카이휘도 여느 10대 청소년처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모바일 게임을 했었다고 하네요. LOL게임을 하면서 나름 입시 압박감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결국 고3 때부터는 담임 선생님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당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어디든 모바일 게임의 중독성을 견뎌낼 수 있는 청소년은 없나 봅니다. 쩡카이휘 본인도 휴대전화의 유혹을 견디는 게 고등학교 생활 중에 제일 힘든 일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맹모삼천지교. 맹자의 어머니께서 교육 환경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고사입니다. 맹자 어머니의 지극한 교육열을 칭송한 말이지만, 요즘 세상살이가 세 번이나 이사하며 자식 교육시키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이런 현실은 우리뿐 아니라 우리만큼이나 교육열이 높은 중국 사회도 마찬가집니다. 그런 이유에서 대도시 수업 내용을 라이브 방송으로 받아들인 핑궈현 학교의 선택은 어찌면 최선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차선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핑궈현 학교의 선택이 입시만을 위한 학원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이런 비판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생방송 수업반으로 인한 쩡카이위의 나름의 성공 사례는 교육 환경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또 다른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사진=바이두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