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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vs시청자 약속"…걸핏하면 결방 tvN, 어찌 봐야하나

"완성도vs시청자 약속"…걸핏하면 결방 tvN, 어찌 봐야하나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지난 2일에 이어 3일 방송도 결방한다.

tvN은 지난달 26일 “오는 5월 2일(수)과 3일(목) 방영 예정이었던 '나의 아저씨' 13, 14회가 휴방된다”라고 미리 예고한 바 있다. 방송사가 밝힌 결방의 이유는 촬영지연과 스태프들의 피로누적 때문이다.

tvN은 “'나의 아저씨'는 반 사전제작으로 일찍 촬영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전 배우 교체로 불가피하게 촬영이 지연됐고, 밤 신이 많은 드라마 특성 탓에 촬영 시간이 제약이 있기도 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나의 아저씨'는 깊은 감정 연기를 요해 배우와 제작진이 몰입해 공들여 찍다 보니 스태프들의 피로도도 높은 편이다. 이에 제작진의 오랜 고민 끝에 휴방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tvN의 드라마 결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응답하라 1988’,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이 한창 큰 인기 속에서 방영될 때 중간에 갑자기 결방해 시청자의 원성을 산 적이 있다.

지난 2016년초 ‘응답하라1988’은 16회 방영이후 한 주간 결방한 다음에 17회를 방영했다. 당시 제작진의 결방 이유 역시, 출연진이 많아 촬영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결방한다는 것이었다. 극중 덕선(혜리 분)을 사이에 둔 택(박보검 분)과 정환(류준열 분)의 삼각 러브라인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의 결방이라, 시청자들은 크게 아쉬워했다.

‘도깨비’도 마찬가지였다. ‘도깨비’는 2017년 1월, 13회까지 방영한 후 14회 방송을 다음주로 미뤘다. 제작진의 결방 이유도 앞선 이유들과 같았다.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다 보니 고난도 촬영과 CG 등 후반작업에 시간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최상의 퀄리티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신드롬적인 인기 속에 방영되던 ‘도깨비’였고, 때마침 13화가 김신(공유 분)이 가슴의 검을 뽑고 무(無)로 돌아간 장면으로 끝난 상황이라, 다음 회차의 방송이 연기된 것에 시청자들은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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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tvN 드라마의 중간 결방은 이어졌다. 10화까지 방영됐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지난 12월 27, 28일 한주간 결방한 후 새해 첫 주에 다시 시청자를 만났다. 역시 tvN은 “연말 한 주 간 휴식기를 갖고 더욱 높은 완성도로 새해에 다시 시청자들을 찾을 것”이라 이유를 밝혔다. 10화가 극 중 김제혁(박해수 분)을 괴롭혔던 똘마니(안창환 분)가 2상6방의 새 수감자로 등장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어, 시청자는 다음 전개를 궁금해하며 결방에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화유기’의 결방은 좀 다른 이유에서였다. ‘화유기’는 방영 2회만에 역대급 방송사고를 일으키고 스태프의 추락사고 소식까지 전해지며 바로 차주부터 결방됐다. 사건을 수습하고 안전적인 제작환경을 갖추는 작업을 진행하느라 초반부터 결방을 해야했던 ‘화유기’. 방송이 어느 정도 진행돼 인기 안정궤도에 올랐던 상황이 아니고, 시청자 유입이 중요했던 초반에 결방이란 악재를 맞아 ‘화유기’는 결국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의 아저씨’가 결방을 맞는다. tvN이 설명한 이유를 보면, 앞서 결방됐던 드라마들과 대동소이하다. 결론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제작진이 시청자의 원성을 들으면서까지 드라마를 결방하는 이유는, 방송시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해서 촬영을 진행하다가 ‘화유기’ 같은 방송사고를 내거나 어설프기 짝이 없는 결과물을 내놓느니, 차라리 결방을 해서라도 시청자가 만족할 만한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다른 방송사에선 찾아보기 힘든 제작지연으로 인한 드라마 결방이 유독, tvN 드라마에서만 많다. tvN 드라마만 ‘높은 완성도’를 추구한다는 의미일까? 물론 아니다. 다른 방송사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도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크고, 시청자를 만족시킬 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원한다. 하지만 그보다 ‘시청자와의 약속’이 앞서기에, 편성시간을 부여받은 만큼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결방’이 시청자에 대한 큰 배신인 걸 알기에, 아무리 촬영시간에 쫓겨도 쉽게 결방카드를 꺼내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은 사전제작이 아닌 이상, ‘생방송’, ‘쪽대본’ 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간다. tvN도, 다른 드라마 촬영장도 마찬가지다. 그런 비슷한 상황 속에서 tvN은 걸핏하면 버릇처럼 ‘결방’을 내건다.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방송을 내보내지 않는 것은 방송사의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다.

시청자와의 약속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촬영이 어렵고 후반작업에 오랜 시간이 예상된다면, 애초에 편성계획을 뒤로 미루고 촬영을 일찍 시작하면 된다. 사람이 부족해 촬영이 더디게 진행된다면, 인력을 보강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결국 이 모든 문제는 제작비 절감과 무리한 편성에서 출발한다. 스스로는 변하지 않은 채 똑같은 방송제작 시스템을 가져가며 ‘완성도’란 좋은 명분으로 결방을 쉽게 여긴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깨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사진제공= CJ E&M]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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