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5일 (수)
■ 대담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 이명희 전 운전기사라는 사람이 폭언 녹취 파일 보내와
- 오전 8시 출근부터 퇴근 전까지 폭언에 시달려
- 장을 보지 않았다거나 퇴근해도 되냐고 물어도 '욕설'
- 하루에 몇 번 욕을 들었는지 기억 안 날 정도
- 폭언으로 인한 두통으로 한의원에서 진단받기도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가능"
- 책을 던져서 눈을 맞거나 홍두깨에 이마를 맞기도 해
- 운전 중에도 차 안에서 리모컨, 컵 등 던져
- 대한항공 측, 녹취 파일 여성에 대해서 "확인 불가능"
▷ 김성준/진행자:
저희 SBS 8시 뉴스가 단독으로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씨가 운전기사들에게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보이는 녹취 파일을 공개했었죠. 이 녹취 파일 들어보면 참 듣기 힘들 정도의 고성, 심한 욕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녹취가 공개된 뒤에 또 비난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직접 취재한 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정다은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정다은 기자: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우선 우리가 사실 확인을 위해서. 이명희 씨의 욕설 녹취 파일을 공개한 사람, 그리고 그 욕설을 직접 들은 당사자가 이명희 씨의 운전기사 맞는 거죠?
▶ SBS 정다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본인은 이명희 씨의 운전기사로 일했고, 또 일할 당시에 들은 폭언이라면서 이 녹취 파일을 보내왔습니다. 이 운전기사는 오전 8시 출근부터 저녁 6시 퇴근할 때까지 수시로 이 씨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떠올렸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8시부터 6시까지. 그 폭언 참 듣고 싶지 않았을 텐데. 저희도 사실 듣기 굉장히 불편한데. 한 번 다시 들어보죠.
▶ 이명희 씨 추정 인물:
어휴 XX 같은 XX놈의 개XX들. 가져와! XX야! 아이고. 왜 너희들이 밑에. 이걸 왜 밑에 갖다 놓고 XX이야. XXX! 당장 못 고쳐놔, 이 개XX야. 너 가서 고쳐와 빨리!
▷ 김성준/진행자:
아휴. 이건 도대체. 어쨌든 지금 이 고함과 욕설. 이게 어떤 상황에서 나온 욕설이에요?
▶ SBS 정다은 기자:
이게 이유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장을 제 때 보지 않았다거나 아니면 말대꾸를 한다, 심지어는 퇴근해도 되냐고 물었다고 욕설을 들었다는 겁니다. 이 운전기사는 이렇게 폭언을 하는 이유가 기준이 없었던 것도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면 하루는 퇴근해도 되냐고 물어서 이렇게 욕설을 듣고. 또 다른 날은 말없이 퇴근했다고 이런 욕설을 들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녹취 파일에는 대부분 심한 욕설과 고성이 담겨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장을 보지 않았다는 것은. 운전기사가 장까지 봐와야 됐던 모양이죠?
▶ SBS 정다은 기자:
예. 이명희 씨가 개인적으로 일정이 없을 때는 운전기사들이 집에서 상주하니까요. 대기를 하던 중에 집안 청소를 한다거나, 장을 본다거나. 이런 잡일도 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운전도 아니고 다른 일과 관련해서 뭘 제대로 못한 것 때문에 이 정도 욕을 먹어야 했다. 이것을 한 번 이랬던 것도 아니라는 거잖아요.
▶ SBS 정다은 기자:
예. 이 운전기사에 따르면 시기나 하루에 몇 번을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상습적이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버텼다고 합니까?
▶ SBS 정다은 기자:
안 그래도 폭언을 견디지 못해서 운전기사가 굉장히 자주 바뀌었는데요. 한 달을 버틴 사람도 있고, 일주일 만에 나간 사람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 같으면 일주일도 못 견딜 것 같은데요. 참.
▶ SBS 정다은 기자:
그래서 운전기사들은 이명희 씨 전담 기사가 있고 또 대한항공에서 서류 전달이나 이런 업무를 하는 업무 기사들이 있었대요. 그렇게 전담 기사가 나가버리면 전담 기사 일을 할 사람이 없으니까 업무 기사가 투입돼서 임시로 일을 하고. 또 전담 기사를 구하면 전담 기사가 일을 하고. 이런 시스템이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명희 씨는 대한항공 그룹에 직책을 갖고 있지 않잖아요.
▶ SBS 정다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재단 이사장인가 그것은 대한항공 그룹과 별개죠?
▶ SBS 정다은 기자:
예.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업무 처리를 위해서 오갔던 기사는 대한항공 소속일 텐데. 그 자체가 그러면 규정 위반이겠네요.
▶ SBS 정다은 기자:
그렇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정확히 어떤 규정 위반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많이 욕을 먹고 폭언에 고성에. 그냥 욕이 아니라 고성만 들어도 저는 정신이 오락가락할 것 같은데. 정신적 피해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견디기가 힘들었을 텐데. 병원을 가거나 그런 일은 없습니까?
▶ SBS 정다은 기자:
실제로 심한 두통을 호소해서 한의원이나 이런 곳에서 진단을 받거나 아니면 침을 맞거나. 이런 식으로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만큼 피해가 심각했는데. 녹취 파일을 하나 더 들어보실까요?
▶ 이명희 씨 추정 인물:
이 XXX야! 방배동의 XXX 집 알아 몰라? 가봤지? 효창동 큰아들 집. 찾아와봐. 차에 있는 거. 빨리. 전화번호하고. XXX야!
▷ 김성준/진행자:
이건 또 무슨 상황입니까?
▶ SBS 정다은 기자:
이것도 운전기사들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데 그것을 빨리 이행하지 않았거나 이러면 이런 식으로 계속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제가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녹취 파일 일부를 들려줬습니다. 저희도 정신적 피해가 궁금해서 이것을 들려줬는데. 이 정도 녹취 파일에 나오는 폭언과 욕설에 시달렸을 때 입을 수 있는 정신적 피해는 반항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지속적으로 시달렸다면, 이것은 언어적 폭력이나 학대에 노출된 상황이기 때문에 우울증이 생길 수 있고. 또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백종우 교수는 이 정도 수준의 언어적 폭력이면 정신 질환의 원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 산업재해로도 인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짧게 녹취록을 들어봤지만. 정다은 기자 취재하기 위해서 받았던 녹취 파일의 전체 내용이 이것보다는 당연히 길겠죠?
▶ SBS 정다은 기자:
예. 이것 보다는 길고요. 그 중에서 가장 심하게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부분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외에 인상에 남았던 녹취들은 어떤 게 있습니까?
▶ SBS 정다은 기자:
사실 대부분의 내용을 저희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소리를 지르고. 그리고 대부분 방송에 쓰기는 곤란할 정도의 욕설을 내뱉습니다. 그래서 어떤 맥락이 있다기 보다는, 대부분 자기가 지시했는데 이 사람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면. 운전기사들은 얼어서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그러면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더 심하게 고함을 지르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그런데 폭언뿐만 아니라 폭행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뉴스에서 나오던데요.
▶ SBS 정다은 기자:
운전기사들은 방문 앞에 무릎을 꿇리고 책을 던져서 눈을 맞기도 했다. 이런 얘기를 하고요. 또 말대답을 했다고 홍두깨를 던져서 이마에 혹이 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홍두깨요? 두드리는 거요?
▶ SBS 정다은 기자:
예. 보통 밀가루 반죽할 때 쓰는 것을. 주방에 있다가, 그것을 내리치다가 화가 나서 던졌는데 이마에 맞아서 혹이 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당연히 병원 치료 받을 때 치료비는 안 줬겠네요.
▶ SBS 정다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때 당시에 눈을 맞았을 때는, 눈이 심하게 충혈 돼서 안과 진료도 받았는데. 그 때도 바로 진료를 받고 복귀해서 운전을 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혹시 운전 중에. 지금 얘기 나온 것들을 들어보면 집에서라든지 그런 폭언이나 폭행이었잖아요. 그런데 운전 중에도 예를 들어서 폭언이나 폭행을 한 경험을 얘기한 기사는 없었습니까?
▶ SBS 정다은 기자:
운전 중에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차 안에서 리모콘이나 플라스틱 물컵이 있었는데. 그런 플라스틱 물컵을 뒤에서 던져서 운전 중에 손에 맞는 경우도 있고. 길을 잘 못 찾아서 그럴 때마다 뒤에서 물건이 날아오고. 그랬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네요.
▶ SBS 정다은 기자:
그래서 폭행이나 폭언이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 이게 궁금해서 제가 물어봤었는데요. 약간의 폭행도 없이 욕만 먹고 퇴근한 날은 즐거운 하루일 정도였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그 얘기가. 다시 한 번 정확하게 워딩을 얘기해주세요.
▶ SBS 정다은 기자:
‘약간의 터치나 폭행 없이 욕만 먹은 날은 즐거운 퇴근이었다.’ 그렇게 답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터치라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쥐어박거나 밀거나 이런 것을 한 것일 것이고. 그 외에 집어던지는 폭행도 있었고. 그런데 그러한 폭행이나 이런 육체적인 문제없이 하루 종일 욕만 먹다가 집에 갈 수 있었으면 즐거운 날이었다.
▶ SBS 정다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얘기가 8시 뉴스 리포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씁쓸하고 소위 말하는 갑질에 피해를 입는 을의 고통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준 문장 같아서. 참 어떻게 보면 슬프기까지 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대한항공 쪽에서는, 이제까지 대한항공이 계속 반복해서 하는 얘기가 있잖아요. 취재 기자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질문을 할 때마다.
▶ SBS 정다은 기자:
계속해서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뱉는데요. 이번에도 대한항공 측에 녹취 파일의 여성이 이명희 씨냐, 이명희 씨가 운전기사에게 책을 던진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또 똑같이 확인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왜 확인이 안 되나.
▶ SBS 정다은 기자:
저도 확인을 받고 싶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글쎄 말이에요. 그 기사 분들 중에서는 예를 들어서 이것을 경찰로 가져간다거나 법에 호소할 생각이 있는 분들은 없었습니까?
▶ SBS 정다은 기자:
일단 이런 피해 사실에 대해서 법적으로 대응하거나 또는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좀 겁을 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오늘 수고 많이 했습니다.
▶ SBS 정다은 기자: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SBS 보도국 시민사회부 정다은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