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곳 없는 검찰과 MB…오늘 '창과 방패' 격돌

오늘(14일) 오전 시작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는 전직 대통령의 사법처리 여부가 갈릴 중대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모두 한 치 양보 없는 법리 공방을 벌일 전망입니다.

검찰은 최정예 특수수사 인력을 동원해 이 전 대통령 측 방어 논리를 뚫겠다는 계획입니다.

옛 청와대 참모진과 대형 법무법인 출신 변호사로 꾸린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정면 승부'에 나섭니다.

오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이끌어 온 윤석열(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4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지휘합니다.

윤 지검장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다 좌천된 뒤 검사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차장검사는 대표적 '특수통'으로, 지난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신문은 이들의 휘하인 중앙지검 특수2부 송경호(48·29기) 부장검사, 이복현(46·32기) 부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 신봉수(48·29기) 부장검사가 맡습니다.

송 부장검사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등 뇌물수수 의혹 조사를, 신 부장검사는 다스 실소유주 및 경영비리 의혹 등을 캐물을 예정입니다.

이 부부장검사는 두 부장검사를 보조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작성합니다.

검찰은 120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만들고 신문 전략을 가다듬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에 맞서 이 전 대통령을 방어할 변호인단은 옛 청와대 법률참모와 대형로펌 '바른' 출신 변호사를 주축으로 꾸려졌습니다.

전면에 나서는 것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64·14기) 변호사입니다.

판사 출신이자 바른의 창립 멤버인 강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이후 바른에서 나와 이 전 대통령 변호를 위한 법무법인 '열림'을 세웠습니다.

강 변호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당시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BBK 특검 수사 등에서 이 전 대통령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변호사와 바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그간 검찰이 제기한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세분화하고, 이 전 대통령의 설명을 바탕으로 방어 전략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역시 이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낸 박명환(48·32기) 변호사도 어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20시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신문 과정 내내 교대로 이 전 대통령의 진술을 도울 것으로 보입니다.

강 변호사와 함께 바른에서 나와 법무법인 열림을 세운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정동기(65·8기) 변호사는 '후방 지원'을 맡았습니다.

변호사법상 수임제한 규정을 위반할 수 있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유권 해석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등을 수사할 당시 검찰 수뇌부인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