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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학부모들이 페인트통 들고 초등학교 화장실로 간 이유

학부모들이 페인트통 들고 초등학교 화장실로 간 이유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전체 화장실을 직접 새롭게 단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일, 미국 ABC 뉴스 등 외신들은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예쁜 그림이 그려진 화장실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미국 텍사스 알링턴에 사는 타미 듀혼 씨는 슬하에 5학년 딸 메리 모어를 둔 학부모입니다.

듀혼 씨는 최근 딸과 대화하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충분한 격려나 위로를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가족에게 잘 털어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던 듀혼 씨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좋은 글귀들로 화장실을 꾸미는 것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이 페인트통 들고 초등학교 화장실로 간 이유
그녀는 "학생들 수백 명을 개별적으로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장소를 활용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하면 분명히 아이들이 누군가가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듀혼 씨는 학교의 동의를 구한 다음 12명의 학부모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5학년 화장실 개조에 나섰습니다. 

"실수가 너를 정의하지 않는다", "어디에서든지 꽃을 피워라" 같은 문구를 예쁜 글씨체로 화장실 문에 새기고, 꽃장식도 그려 넣었습니다.

이후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기업과 동료 학부모들도 손을 보탰습니다. 모인 기부금만 2천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천만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 덕분에 듀혼 씨와 자원봉사자들은 5학년뿐만 아니라 900명 전교생을 위한 학교 전체 화장실을 재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학부모들이 페인트통 들고 초등학교 화장실로 간 이유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을 맞아 집에서 쉬다 나온 초등학생들은 예쁘게 바뀐 화장실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교장 타이슨 존스 씨는 "바뀐 화장실을 처음 공개한 날은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고 바로 며칠 뒤였다"며 "학교 곳곳에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듀혼 씨도 화장실 새 단장을 마친 뒤 딸 메리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녀는 "딸이 '이제는 내가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하지 않아도 돼요. 누군가 나에게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글을 봤거든요'라고 말했다. 바로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다"라고 뿌듯해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 ABC New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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