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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빈티지 청바지' 제조도 로봇이…미묘한 손길 대신한다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고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이미 우리나라 공장이 전 세계에서 로봇 제일 많이 쓰는 나라 중의 하나거든요. 그래서 어지간한 일은 다 로봇이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건 사람이 해야 되지 않나 싶었던 일들까지도 우리나라나 밖에서나 로봇이 하는 경우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워낙 요즘 기계가 하는 일들 많은 거 들어보셨겠지만, 그래도 이런 것도 벌써 사람 손을 떠나는구나 싶은 게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요즘 그냥 파랗기만 한 청바지 입는 분들은 많지 않죠. 군데군데 물을 빼거나 오래 입은 것처럼 일부러 구멍을 내고 찢은 이른바 '찢청' 빈티지 진이 대부분입니다.

이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오래 입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개성 있게 예쁘냐에 따라서 인기, 브랜드 가치가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기계에 맡길 수 있는 공정이 아니었습니다.

약간 액션페인팅 같은 온몸으로 그림 그리는 거와 비슷하게 지금 보시는 것처럼 거의 다 수작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큰 청바지 회사 중의 하나가 이 작업을 몇 년 동안 연구해서 로봇에게 상당 부분을 맡길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이 할 때는 찢고 천을 갈아내고 하는 데만 평균 20분 정도가 걸리고요. 그 후에 세탁 같은 작업을 통해서 재염색이 됩니다.

그런데 로봇은 디자인을 입력하면 레이저로 이 모든 과정이 90초 안에 다 끝납니다. 그래서 전체 청바지 제조 과정에서 최대 20가지 공정이 사라질 걸로 전망됩니다.

<앵커>

기계가 사람보다 10배 이상 빠른 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계를 쓰는 게 이득일 텐데, 그러면 그걸 저렇게 힘들여서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걱정이 드네요.

<기자>

일단 이 회사는 "대량해고할 일은 없다, 청바지를 찢는 일을 하던 직원들은 다른 업무에 배치를 한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나온 계획을 보면 자동화 공정 얘기는 많은데 사람 손이 더 필요한 일은 얘기가 없습니다.

이 회사 직원이 전 세계적으로 1만 3천 명이 넘고 그게 그나마 하도급 일자리는 포함이 안 된 숫자입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차 인력을 줄일 가능성이 크고요. 특히 하도급 일자리가 조금씩 사라질 거라는 게 대체로 예상되는 바입니다.

그래도 이건 인간의 미묘한 손길이 필요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고용이 계속 창출된 건데 저렇게 정교하게 프로그램된 로봇이 90초 안에 끝내버린다는 게 좀 허탈하죠.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볼 게 저렇게 청바지를 갈아내고 물을 빼는 공정 자체가 직원들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많이 쓰이고 오염된 물이 많이 나와서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계속 지적이 돼왔던 작업입니다.

그런데 로봇이 대신하면 이런 걱정이 다 사라집니다. 이것도 인간의 일을 뺏기고 생계를 넘기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과거 많은 노동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은 좀 더 안전하고 고급스러운 일로 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지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입니다.

<앵커>

회사들 입장에서는 기계 한번 사면 계속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게 저렇게 계속 갈 텐데, 이렇게 '인공지능 로봇 때문에 결국 인간들이 일자리 잃는 게 점점 더 늘어날 거다. 우리가 생각 못 한 부분까지' 이런 예측이 또 새로 나왔죠.

<기자>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 10년 안에 인공지능의 역할이 확연히 커질 분야 10가지를 지금 인공지능을 가장 앞서서 연구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인 한 다국적 기업이 발표를 했습니다.

일단 자율주행차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이게 발달하면 자가용 운전은 물론이고 운전이 직무가 되는 많은 직업에서 인공지능이 투입될 수 있다는 거고요.

인사관리도 10년 안에 인공지능이 사람 역할을 많이 맡아갈 수 있는 분야로 꼽혔습니다. 이건 벌써 우리 주변에서 시작이 약간 됐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최근에 대기업에서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 심사를 인공지능이 대신한 경우들이 있었는데요, 인력과 들이는 시간을 많이 줄였던 건 지금도 그렇고 그 평가의 정확도, 그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도가 사람을 빠른 시일 안에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금융이나 의료 데이터 분석 같은 분야 그리고 비행기나 차를 고칠 때 고장에 대한 판단도 사람보다 AI가 더 잘할 수 있는 날이 빠른 시일 안에 올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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