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숙박공유 사이트인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일본 숙소에서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는데 이번엔 태국의 한 숙소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습니다.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남성 A 씨는 지난 3일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하고 태국 방콕으로 1주일 동안 홀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도착 첫날 숙소에서 탁상시계로 위장한 몰래카메라를 발견했습니다.
[몰래카메라 피해자 : 소름이 확 돋았죠. 그걸 이용해서 CCTV처럼 감시하고 있는 건 아닌가…]
A 씨는 집주인이 두려워 에어비앤비에 이런 사실을 알렸습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일방적으로 숙소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몰래카메라 피해자 : 호스트와 연락해서 제 예약을 취소시켰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호스트한테 해코지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급히 숙소를 나온 A 씨는 에어비앤비 측이 제공하는 환불 등 외에 추가보상비를 요구했습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보상비를 주겠다며 이번 일을 밖에 알리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몰래카메라 피해자 : '직접 부정적으로 말해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부정적으로 얘기해서도 안 된다'라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어요.]
에어비앤비 측은 자신들은 사용자를 연결하는 소개 플랫폼일 뿐이라 집주인의 잘못으로 생긴 피해를 책임질 의무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추가 보상비도 서비스 차원의 보상지원이었다면서 A 씨가 기분 나빠해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조건도 삭제했다고 해명합니다.
[에어비앤비 홍보담당 : 돈이 나가는 것에 대한 당연한 절차인 건데 기분이 나쁘셨던 거죠.]
에어비앤비에서는 집주인의 신분까지 자세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숙소 사진, 이용 후기만 믿고 숙소를 선택하다 보니 이용자들의 피해가 잇따르는 겁니다.
[윤철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숙소)에 책임을 전가하는 부분이 있는데, 온라인 중개 플랫폼의 법적 책임, 또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을 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거죠.]
에어비앤비는 몰카를 설치한 태국 숙소를 영구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다른 사람 명의로 숙소를 등록하면 막을 방법은 딱히 없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