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선수노조(MLBPA)가 분배된 수익금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4개 구단의 불만을 제기했다.
28일(한국시간) AP 통신과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MLBPA는 마이애미 말린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탬파베이 레이스 등 4개 팀을 지난 24일 MLB 사무국에 불만 구단으로 제소했다.
4개 구단은 올겨울 주축 선수를 몽땅 다른 팀에 내다 팔거나 전력 보강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 구단으로 꼽힌다.
MLB 사무국도 불만 접수 사실을 확인했다.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간다면 마크 어빙스 메이저리그 독립 중재관이 주재하는 청문회가 열릴 수도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MLBPA는 MLB 사무국과의 노사 협약에 명시된 수익금 사용 규정을 들어 4개 구단의 행태를 고발했다.
노사협약에는 모든 구단은 (MLB 사무국이 분배하는) 수익금을 경기력 향상을 위해 사용해야 하며 경기력 향상과 무관한 구단의 빚 청산에 쓰여서는 안 된다는 구절이 있다.
수익금을 받는 각 구단이 '리빌딩'(재건)을 내세워 몸값이 비싼 주축 선수들을 팔고 있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게 MLBPA의 판단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얼어붙어 아직도 새 둥지를 찾지 못한 선수들이 있는 터라 선수들의 권익을 중시하는 MLBPA가 이를 그냥 넘기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일찍부터 나왔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스토브리그에서 폭탄세일을 넘는 핵폭탄 세일로 우려를 자아냈다.
장칼로 스탠턴, 디 고든, 마르셀 오수나, 크리스티안 옐리치 등 주전을 몽땅 팔았다.
피츠버그도 에이스 게릿 콜과 라인업의 중심 앤드루 매커천을 다른 팀으로 보냈다.
탬파베이는 에반 롱고리아 등 4명의 선수를 정리했다.
'머니볼' 오클랜드는 원래 돈을 안 쓰는 구단이다.
CBS 스포츠는 선수단 대폭 정리로 마이애미가 선수 총연봉을 작년보다 6천510만 달러(약 702억8천800만원)나 아낄 것으로 예상했다.
피츠버그는 연봉 총액으로 2천400만 달러(259억원), 탬파베이는 2천330만 달러(252억원), 오클랜드는 3천200만 달러(346억원)를 각각 절감할 전망이다.
각 구단은 MLBPA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구단 경영상의 이유로 몸집을 줄였을 뿐 수익금 사용 규정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구단주는 "명백히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 "우리의 분배 수익금은 7년 연속 감소한 데 반해 선수들의 몸값은 그 기간 2배나 상승했다"며 MLBPA의 불만을 일축했다.
데릭 지터 마이애미 구단주도 "지난해 10월 마이애미를 인수한 이래 계속 성공을 거둘 토대를 만들고 조직을 개선하는 데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면서 "이 팀은 200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래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고, 8시즌 연속 승률 5할을 밑돌았다"며 '개혁' 작업을 멈출 뜻이 없음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