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죄수체험 웃어도 될까요?…'착하게 살자' 아슬아슬한 예능소재

국내 최초 교도소 예능 JTBC ‘착하게 살자’가 지난 19일 첫 방송 됐다. ‘착하게 살자’는 한마디로 ‘진짜 사나이’ 교도소판이었다. 제작진 전작인 MBC ‘진짜 사나이’가 군인의 삶을 짧게나마 스타들이 체험하고 이해하는 것이었다면, ‘착하게 살자’는 교도소 수감자의 삶을 대신 살아본다는 콘셉트다.

국내 리얼리티 예능으로 교도소가 배경이 된 건 이번이 처음. 첫 화에서는 김보성, 박건형, 유병재, 김진우 등 출연자들이 각기 다른 죄를 지어 교도소에 입감하는 모습이 담겼다. 1회에서 이들이 어떤 죄를 짓고 어떤 과정을 거쳐 교도소에 들어오는지 과정을 담았다면, 2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용소 내 생활이 담길 예정이다.

‘착하게 살자’ 시작은 정보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스타들이 범죄에 연루되는 과정을 담기 위해, 박건형이 뺑소니 사고를 친 친구에게 차를 빌려주는(범인 도피죄) 등 장면을 삽입했다. 또 입감 과정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신체수색 과정도 보여주면서 일반적인 시청자들이 갖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분량을 할애했다.

‘착하게 살자’가 소재의 참신성으로 첫 화 주목을 끌었지만, 교도소라는 공간을 예능의 무대로 끌어온 것에 대한 불편하단 반응도 적지 않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착하게 살자’를 통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수감생활이 희화화 되거나 미화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큐나 픽션이 아닌 예능에서 ‘웃음기 없는 교도소 생활’이 있는 그대로 전해지는 게 가능할까. 오히려 ‘픽션’이라면 시청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조금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더 큰 문제는 대체 ‘착하게 살자’가 시청자들에게 범죄자들이 죗값을 치르는 모습의 현실을 예능에서까지 봐야하는지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진짜 사나이’는 작위적인 웃음의 장치가 없이도, 그저 위장크림 잔뜩 바른 얼굴로 먹성 좋게 점심을 먹는 스타들의 모습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냈다. 스타들이 짧은 기간이나마 군인의 삶을 대신 경험해보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충분했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 속 교도소의 체험은 다르다. 이 장면을 보고 ‘범죄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

‘착하게 살자’는 소재와 기획의 참신함으로 1화 시청자들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왜 교도소 예능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진 못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간 몰랐던 교도소을 알게 됐다. 웃음과 교화, 리얼리티와 픽션 사이에서 ‘착하게 살자’는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착하게 살자’는 오는 26일 2화가 방송된다.

(SBS funE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