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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대 하정우"…'신과함께'vs'1987', 흥미진진 대결

"하정우 대 하정우"…'신과함께'vs'1987', 흥미진진 대결
결전의 날이다. 2017년 한국 영화 마지막 흥행 왕좌 자리를 놓고 '신과함께-죄와 벌'과 '1987'이 정면 승부를 펼친다.

오늘(27일)은 한 달 중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문화의 날'(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로 오후 5시~9시 시작 영화 관람료 50% 할인)이다. 이 말인즉 영화를 한 달에 한 편 보는 관객도, 문화의 날을 맞아 한 번 더 영화관을 찾는 관객도 있다는 말이다.

두 편 모두 톱배우들이 포진한 멀티 캐스팅, 오락성과 메시지가 조화를 이룬 완성도 등 관객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다분한 대작이다.

그러나 색깔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신과함께'는 오락성으로 중무장한 가족영화, '1987'은 시대정신과 메시지를 투영한 의미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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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우 vs 하정우

오늘부터 극장가에 펼쳐질 진풍경 하나, 하정우와 하정우의 대결이다. 주연작 '신과함께'와 '1987'이 나란히 극장에 걸린다. 관객들은 어느 영화를 선택해도 하정우를 만날 수 있다.

하정우는 매년 2편가량의 영화를 선보여온 부지런한 배우지만, 주연작 두 편이 동시기에 극장에 걸린 것은 데뷔 이래 처음이다. 보통 주연 배우가 같을 경우 상도덕 차원에서라도 개봉 시기를 조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 영화는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엔터테인먼트의 사활을 건 겨울 영화다. 모두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출연 영화의 배급 시기가 조율되면서 하정우는 지난 1년 6개월간 개봉작이 없었다. 하정우에 대한 관객의 목마름이 커진 겨울, 180도 색깔이 다른 영화로 관객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한다.

'신과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국 영화계의 불모지에 가까운 판타지 블록버스터에 도전했다. 개봉 전 큰 우려를 낳았지만 개봉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정우는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1987'은 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뒷이야기를 다룬 시대극. 앞서 민주화 소재의 영화로 '택시운전사'가 불을 지폈다면 '1987'은 산불처럼 크고 깊은 화력을 자랑한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에서 독재 정권의 충직한 하수인 박 처장에 맞써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최 검사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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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락성 vs 메시지

'신과함께'는 볼거리로 중무장한 영화다. 판타지가 한국영화의 불모지라는 선입견은 이 영화로 깨진다. 김용화 감독이 만든 VFX 기업 덱스터 스튜디오는 놀라운 기술력으로 살인지옥(화탕영도), 나태지옥(삼도천), 거짓지옥(검수림), 불의지옥(한빙협곡), 배신지옥(백염광야), 폭력지옥(진공심혈), 천륜지옥(천고사막)에 이르는 일곱 지옥을 재현해냈다.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총 7개의 자연 물성을 차용했고 여기에 화산과 폭포, 사막까지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도 완성했다. 입체적이고 드라마틱한 특수효과는 이야기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볼거리 면에서 종전 어떤 한국 영화도 가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해냈다. 

또 다른 강점은 가족애로 중무장한 드라마다. 자홍과 수홍 그리고 농아 어머니의 애달픈 스토리는 영화 후반부 강력한 눈물 최루탄을 투하하며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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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은 강력한 메시지의 영화다.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 정권의 종식을 알렸던 87년 6월 항쟁의 시작을 극적으로 담아냈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묘사로 이목을 집중시키며, 후반부에는 실화가 선사하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로 보는 이에게 감동과 각성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지난겨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천만 촛불의 기억이 있는 넥타이 부대, 20~30대 젊은 관객들에게 가슴 뭉클한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 롯데 vs CJ 

극장가 최대 대목은 여름이다. 관객의 수요가 급증하고, 영화의 공급이 넘치는 시기기 때문이다. 매년 국내 4대 투자배급사는 텐트폴 영화를 내놓고 피튀기는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올해는 '택시운전사'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특히 개봉 전부터 "천만은 떼놓은 당상'이라고 했던 '군함도'가 독과점 논란과 혹평 속에 손익분기점을 채우지 못하며 업계 1위 CJ엔터테인먼트는 자존심을 단단히 구겼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약체로 분류됐던 '청년경찰'이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알짜배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올해는 '보안관', '청년경찰', '아이 캔 스피크' 등의 배급작들이 차례로 흥행에 성공하며 영화 사업에 뛰어든 이래 가장 알찬 성적을 거뒀다. 게다가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함께'가 일주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숙원인 '1000만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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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 탓에 '신과함께'와 '1987'의 배급력 싸움은 흥미진진한 볼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양사 모두 극장 계열사가 있는 만큼 막강한 배급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손' 운운할 필요도 없이 두 영화 모두 수준급의 완성도와 재미로 무장했다.

일주일 앞서 개봉한 '신과함께'는 관객수, 예매율과 좌점율 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스크린 수를 1,900개까지 늘렸다. 그러나 '1987' 개봉과 함께 스크린 상당수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 '군함도' 독과점 논란으로 대중의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CJ는 입소문 확산과 예매율 상승에 따른 에스컬레이터식 배급 확장을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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