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돈 폭탄'을 안겼습니다.
이틀간 미·중 양국은 2천500억 달러(279조 원)가 넘는 무역협정에 서명함으로써 대북제재 미흡과 미중 무역불균형을 빌미 삼아 겨누던 트럼프 대통령의 예봉을 피했습니다.
이런 규모의 미중 무역협정은 역대 유례가 없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의 미·중 기업 대표회담 연설에서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이고 한국 국회에서 연설했던 것처럼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직접 압박하지는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역할이 있고, 나는 중국과 시진핑 주석이 이를 위해 행동을 취하기를 호소한다"면서 "만약 당신(중국)이 이 문제에 주력한다면 꼭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말로 사실상 대중 공격 수위를 낮췄습니다.
이어 "모든 국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함께 단결하며 이(북한) 정권이 더 위험한 일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진핑 주석에 감사하며 러시아도 이 문제 해결에 노력하길 호소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고강도 조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중 공동기자회견에서조차 북핵 해법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돈 폭탄'이 미국의 예봉을 약화시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무역협정과 관련해 큰 양보를 얻어내려고, 중국 방문 전에 북한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양국간 최대 현안인 무역 문제에 대해 "베이징에 있는 동안 시진핑 주석과 대화를 통해 우리의 공동 목표와 이익을 토론했다"면서 "우리는 무역과 상업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무역 관계를 공정하고 상호 호혜 관계에 이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중간 무역이 일방적이다. 그러나 중국을 비난하지 않겠다. 장사를 잘해서 이익을 본다고 탓하는게 말이 되느냐. 이전 정부(오바마 정부) 잘못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무역불균형을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기보다는 오히려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탓으로 돌린 것입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은 인사말에서 "미중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중국의 발전은 미국에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양국 기업가들의 협약 체결은 양국이 '윈-윈(win-win)'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 잠재력이 크고 '고속 성장'에서 '질 높은 성장'으로 발전해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개혁개방은 미국기업을 위해 더 좋은 투자유치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미중 간 경제무역협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양국간의 무역갈등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양국이 평등하고 호혜적인 기초 위에서 더 큰 경제발전을 이루길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중산 중국 상무부장은 양국 기업가 대화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 방중기간 양국의 경제합작 규모가 2천535억 달러(283조 원)에 이른다면서 이는 양국 경제무역합작의 새로운 기록이며 세계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 상무부장은 양국이 상호협력하는 것이 관계발전을 위한 정확한 선택이며 공통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