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 르노도상이 모두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를 다룬 소설들에 돌아갔다.
공쿠르위원회(아카데미공쿠르)는 6일(현지시간) 올해의 공쿠르상(Prix Goncourt) 수상작으로 에릭 뷔야르(49)의 역사소설 '로르드르 뒤 주르'(L'ordre du jour)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작품은 2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등장을 다룬 작품으로 소설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을 버무려 1차대전 이후 2차대전 발발 직전까지 혼란 속의 독일을 살던 인간 군상의 기회주의와 공포심, 무력감 등을 그렸다.
160쪽으로 경장편 또는 중편으로 분류될 만한 이 소설은 히틀러가 1933년 독일의 산업을 이끌던 경제인들과 가진 비밀 회동을 중요 사건으로 다루고 1938년 독일의 오스트리아 병합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본다.
제목 '로르드르 뒤 주르'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일정표', '일일명령' 등으로 해석된다.
영역판 제목도 같은 뜻의 '어젠다'(Agenda)로 번역됐다.
이 작품은 뷔야르의 9번째 저서로, 그는 전작 '7월 14일'(14 Juillet)에서는 프랑스 대혁명 시기의 바스티유 감옥의 붕괴, '콩고'에서는 아프리카 식민화의 문제를 다루는 등 역사적인 사건에서 소재를 얻어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1903년 제정된 공쿠르상은 프랑스의 4대 문학상 중 하나로, 상금은 만원 남짓한 10유로에 불과하지만, 수상작은 즉시 불어권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작가에게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주기로 유명하다.
이날 파리 시내 음식점 '드루앙'에서 심사위원들이 모여 공쿠르상 수상작을 발표한 직후 같은 장소에서 발표된 올해의 르노도상(Prix Renaudot) 역시 나치의 만행과 그 이후를 다룬 올리비에 게즈의 '요제프 멩겔레의 실종'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나치 친위대장교이자 의사로 2차대전 당시 악명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의 담당자였던 실존인물 요제프 멩겔레의 이야기를 다뤘다.
1925년 제정된 르노도상은 공쿠르상을 받은 사람을 제외한 후보군 중에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하며, 역시 공쿠르상과 마찬가지로 판매 부수가 크게 오르는 저명한 문학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