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관한 각종 기밀문서 2천800여 건을 무더기 공개하면서 암살을 둘러싼 여러 미스터리가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가기록보관소는 트럼프 대통령 명령에 따라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문서 2천891건을 공개했습니다.
기밀문서들은 1992년 제정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기록 수집법'에 의해 규정된 기밀 해제 시한이 만료돼 공개됐습니다.
다만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서 수백 건은 시한 막판에 공개가 보류돼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미국 CNN 방송은 공개된 문서에서 밝혀진 주장이나 사실 가운데 주목할만한 내용을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1975년 록펠러 위원회 문서에서는 케네디 행정부 초기 미국 중앙정보국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암살 계획을 엿볼 수 있습니다.
록펠러 위원회는 포드 정부 시절 CIA의 활동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위원회로, 위원회를 이끈 넬슨 록펠러 당시 부통령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문서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은 "CIA가 쿠바에 가서 카스트로를 죽일 총잡이를 고용하기 위해 샘 지앙카나에게 접근할 중개인을 고용했다"고 들었다고 FBI에 밝혔습니다.
당시 CIA는 총잡이 고용 대가로 지앙카나에게 1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지앙카나는 당시 시카고 마피아 대목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이 지앙카나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는 음모론도 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범인 오스왈드가 범행 두 달 전 KGB 요원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CIA가 도청한 내용도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추가 공개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당일 작성된 CIA 메모에 따르면 CIA는 오스왈드가 범행 두 달 전 멕시코 주재 구소련 대사관에 전화한 내용을 도청했습니다.
당시 오스왈드는 어눌한 러시아어로 KGB 요원인 코스티코프 영사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공개된 내용 중에는 또 오스왈드가 범행 이틀 뒤 살해되기 직전 FBI가 그에 대한 살해 협박을 미리 알고 있었던 내용도 포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