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군에 맞설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육군 중심의 군 최고 지휘부에 대해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26일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전날 열린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부라고 할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위원 수가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중국에서 인민해방군은 '당의 군대'로 규정돼 있으며, 당 중앙군사위가 최고 사령탑이다.
당 중앙군사위는 이전에는 주석 이외에 부주석 2명, 위원 8명 등 11명으로 짜였으나,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를 거치면서 주석 이외에 부주석 2명, 위원 4명 등 7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번에 시진핑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고 쉬치량(許其亮)과 장유샤(張又俠)가 각각 제1, 2 부주석을 맡게 됐다.
쉬치량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처음으로 공군 출신으로서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에 올랐다.
그는 16세 때 공군에 입대해 뛰어난 전투기 조종기량으로 공군 지휘부의 눈에 들어 고속 승진했다.
공군 참모장, 선양(瀋陽)군구 부사령원 겸 공군 사령원(사령관), 공군 사령원 등을 거쳐 2012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올랐다.
그는 1989년 푸젠(福建)성 성도인 푸저우(福州)에 있는 8군 참모장에 임명돼, 다음 해 푸젠성 서기로 부임한 시 주석과 30년 가까이 이어지는 인연을 맺었다.
관영 매체들은 육군 출신이 장악했던 당 중앙군사위 구성이 이번 19기 1중전회를 계기로 확실하게 다변화했다고 전했다.
주석과 부주석 2명을 제외한 4명의 위원 중 육군 출신은 리쭤청(李作成) 연합참모부 참모장 한 명뿐이다.
먀오화(苗華) 정치공작부 부장은 해군 출신이고, 웨이펑허(魏鳳和) 상장은 공군 출신으로 전략지원부대 사령원을 맡고 있다.
장성민(張昇民) 중앙군사위 기율위원회 서기는 로켓군의 전신인 제2포병부대 출신이다.
한 마디로 중국군을 구성하는 5대 군종 출신이 고루 중앙군사위에 포진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미군에 맞설 수 있는 강군 육성을 위해 육군 중심에서 벗어나 '대양 해군'과 '전략 공군'을 대대적으로 육성하려는 시 주석의 군 개혁 작업과 맞닿아 있다.
시 주석은 이전의 7대 군구(軍區) 체제를 동·서·남·북·중부 등 5부 전구(戰區)로 개편했고, 병종도 육·해·공 3군에 로켓군과 전략지원군을 추가해 5대 군종 체제로 바꿨다.
중국군 현대화 차원에서 인민해방군 수를 23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줄이고, 육군을 100만 명 이하로 낮추려 하고 있다.
총참모부·총정치부·총후근부·총장비부 등 중앙군사위의 4총부 체제를 15개 부·위원회 체제로 바꿔, 당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진핑 당총서기·국가주석의 권력을 대폭 강화했다.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 개막연설에서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205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군 개혁 의지는 5대 전구의 사령관 임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시 주석은 중부전구 사령원에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인 이샤오광(乙曉光) 공군 상장을 임명했다.
수도인 베이징과 톈진(天津) 등을 방어하는 핵심 전구인 중부전구에 공군 출신을 임명했다.
앞서 시 주석은 위안위바이(袁譽柏) 당시 북해함대 사령원을 남부전구 사령원으로 선임해 해군 장성 최초로 육군 전구를 관장하게 했다.
이 결과, 5대 전구 중 육군 출신이 사령원인 곳은 3곳으로 줄었다.
시 주석은 중국군 현대화와 강군 육성을 위해선 육군 기득권을 깨고, 해·공군의 전력 강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쉬광위(徐光裕) 중국 군축감군협회 연구원은 "과거 중국군이 지상전과 자국 방어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해외의 위협 요인을 제거하고 수천㎞ 떨어진 적대 세력을 물리칠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는 기존 육군의 능력을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시 주석의 군 개혁은 해군, 공군, 로켓군, 전략지원군 등에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해 중국군이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대대적으로 증강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