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전쟁 만은 막겠다"…北 도발 경고·美 일방행동 견제

▶ [광복절 경축사 풀영상] 文 대통령 "한반도 군사행동, 대한민국만이 결정"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타개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는 데 주안점이 놓였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최대 당사자로서 전쟁 위기로 치달을 수 있는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을 차단하고 외교적 노력을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어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제시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보다 정제되고 공식화된 형태로 '평화노선'을 천명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광복절 경축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중 연설 가운데 가장 비중 있고 엄중한 연설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북한과 미국이 '괌 포위사격', '군사적 해법 장전' 등 '말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의 수위를 낮추고 평화적 프로세스로 국면을 전환해나가자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경축사는 거듭된 도발을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한 엄중 경고와 동시에 군사적 옵션카드까지 검토하며 대북 초강경 모드를 취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도 '분명한 신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북한 도발사태에 대응하고 협력해나간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 가능성을 경계하는 언급을 내놓은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 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앞으로의 상황 전개에 따라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등 일방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운전자론을 거듭 천명한 것은 이런 맥락입니다.

북·미간의 긴장이 예상치 못한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을 막고 평화적 해결을 추진해낼 수 있는 주체는 결국 한국 뿐이라는 의미입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며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언급한 대목은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 정부의 평화적 해결 노력에 더욱 힘을 실어달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서도 즉시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북한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는 '핵 동결'을 천명하며 입구론을 재확인했습니다.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더 강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되,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경우 북한의 체제 보장은 물론, 남북 간 경제 교류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강조해 베를린 선언을 통해 밝힌 대북 제안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