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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경쟁사 이름 상표 등록해놓고 3년간 미사용…등록취소"

제주 지역 소주업체인 ㈜한라산이 상표로 등록하고도 3년간 사실상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제주소주' 상표의 등록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제주 지역에는 이 상표 이름과 같은 ㈜제주소주라는 경쟁업체가 있었습니다.

대법원 2부는 한라산이 "특허심판원의 '제주소주' 상표 등록취소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한라산이 제조·판매하는 '한라산 ORIGINAL(오리지널)'이나 '한라산 올래' 소주 광고에 '제주소주' 상표를 표시했더라도 이를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상품 출처를 구분하기 위한 본래 용도가 아니라, 다른 상품명에 그저 부수적으로 표시하는 정도라는 겁니다.

지명이 들어간 고유 상표로는 등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봤습니다.

제주소주는 2014년 11월 경쟁사인 한라산이 '제주소주' 상표를 등록한 후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특허심판원에 상표등록 취소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상표법은 3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은 상표는 상표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합니다.

특허심판원이 이듬해 6월 제주소주의 주장을 받아들여 상표등록을 취소하자, 한라산이 소송을 냈습니다.

특허법원은 "한라산이 광고지 등에 사용한 '제주소주' 상표는 실제 상품의 출처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표장의 단순한 표시에 불과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대법원도 특허법원의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상표 등록의 적법 여부를 다투는 특허재판은 특허법원과 대법원의 2심제로 운용됩니다.

상표 등록취소가 확정되면서 두 회사가 벌이는 소주 상표분쟁은 '일진일퇴'의 양상을 보이게 됐습니다.

한라산은 지난해 1월에는 제주소주가 등록한 '올레소주' 상표가 자사의 '올래소주' 상표를 침해한다며 낸 침해금지 소송에서 이긴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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