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콜레라 감염 30만 명 육박…41％가 어린이

예멘에서 몇 달째 콜레라가 창궐해 감염 의심 환자가 30만 명에 육박한다고 CNN이 세계보건기구 WHO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WHO는 지난 4월 27일부터 어제(5일)까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27만 5천987건으로 집계됐으며, 모두 1천634명이 콜레라로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감염 의심 환자 가운데 약 41%가 15세 미만의 어린이이며, 사망자 가운데 약 33%가 60세 이상 고령입니다.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른 아침에 콜레라에 걸렸는데 그날이 다 지나도록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노약자 경우 감염 하루 만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 박테리아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주로 배설물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로 감염됩니다.

콜레라 감염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만일 증세가 나타난다면 갑작스러운 묽은 설사로 탈수 증세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WHO에 따르면 예멘에서는 약 천450만 명이 깨끗한 물이나 위생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멘에서 단 두 행정구역을 제외한 전역이 콜레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예멘에서는 WHO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국제구호단체가 콜레라 퇴치를 위해 진땀을 빼고 있지만, 정부군과 반군 간 2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의료시설이 다수 파괴된 데다,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워 병 확산을 막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의료진 상당수가 내전을 피해 달아나거나 충돌 과정에서 숨져 병을 치료할 일손도 부족합니다.

줄리엣 투마 유니세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국장은 "안타깝게도 날이 갈수록 감염 의심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진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체 인구가 2천800만 명인 예멘에서는 2년에 걸친 내전으로 현재 1천880만 명이 인도주의적 원조에 의지해 살고 있으며 약 700만 명이 기근 상탭니다.

또 같은 기간 정부군과 반군의 유혈 충돌 등으로 8천여 명이 숨지고 4만 5천여 명이 부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