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후 청주에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었던 A(21·여)씨가 지난달 28일 집 근처 교회 베란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시신 검안 결과 목 졸림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누군가 A씨를 숨지게 한 뒤 버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다음날 범인을 검거했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두 달 전부터 A씨와 동거해온 남자친구 B(21)씨였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화가 치밀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연인 간에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이 해마다 늘면서, 연인의 손에 숨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인 간 폭력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8천367명(449명 구속)으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 7천692명보다 8.8%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해 연인을 살해하거나 미수에 그쳐 검거된 사람은 52명에 달했습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33명이 연인에 의해 숨져, 해마다 46명가량이 연인의 손에 목숨을 잃는 셈입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인 간의 치정 문제는 개인의 원한, 채무관계와 함께 주요 살인 범죄 동기 중의 하나"라면서 "순간적인 배신감과 절망감이 조절되지 못해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진 범죄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연인 간의 갈등은 상대에게 갑자기 큰 충격을 주지 말고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변 사람에게 문제를 알리고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과 논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