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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논란' 전 자카르타 주지사, 항소 포기로 실형 확정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전 주지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이 피고인과 검찰의 잇단 항소 포기로 사실상 확정됐다.

9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대검찰청은 전날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전 자카르타 주지사에 대한 1심 선고와 관련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부 자카르타 지방법원은 지난달 9일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아혹 전 주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인도네시아 대검찰청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보다 오히려 강한 처벌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 항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아혹 전 주지사 측이 항소를 포기하자 입장을 바꿨다.

아혹 전 주지사는 신성모독 논란으로 인도네시아 사회가 분열되고 있다면서 "국익을 위해 항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혹 전 주지사의 가족과 지인들이 무슬림 과격파의 살해 위협을 받은 것이 이유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2억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이다.

중국계 기독교도인 아혹 전 주지사는 재선을 준비하던 작년 9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말에 "해당 구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속았다면 내게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가 코란을 부정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무슬림 과격파는 자카르타 시내에서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잇따라 열었고, 결국 아혹 전 주지사는 지난 4월 열린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슬림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아혹 전 주지사는 신변 위협 때문에 경찰기동타격대(BRIMOB) 본부 유치장에 수감돼 있었으나, 조만간 자카르타 동부 치피낭 교도소로 이감될 전망이다.

그의 가족들은 수감자 간 폭력 사건으로 악명 높은 치피낭 교도소에 수감될 경우 아혹 전 주지사가 살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메단 등지의 다른 교도소로 옮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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