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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속철 화장실서 테러리스트로 오인 연극배우…경찰출동 소동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각) 파리와 마르세유를 잇는 고속철 테제베(TGV)에 탑승한 보안요원은 순찰 도중 화장실 안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한 남자가 화장실 안에서 혼자서 영어로 '무기', '총' 등의 의심스러운 말들을 뱉으며 장시간 머무는 것이었다.

이 수상한 남자의 동태를 살피던 보안요원은 상관에게 테러리스트 의심인물이 열차에 탑승했다고 보고했다.

파리에서 출발해 마르세유로 향하던 열차는 결국 예정에 없이 중간의 발랑스 역에 긴급 정거했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중무장한 경찰들이 테러 의심인물을 긴급체포해 경찰서로 압송했다.

그러나 서른다섯 살의 이 남자는 테러리스트가 아닌 연극배우로 밝혀졌다고 프랑스블뢰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자신이 맡은 셰익스피어 원작의 연극에서 영어 대사로 '무기'와 '총' 등의 단어가 들어간 구절을 연습하다가 테러리스트로 오인된 것이었다.

심문 끝에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이 남자를 곧 석방했다.

테제베를 운영하는 국영철도기업 SNCF는 "현재 프랑스의 테러 위협 수준에 비춰보아 열차 보안요원이 적절히 대처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건은 테러에 대한 공포가 일상화된 프랑스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발령한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에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알제리 출신의 한 프랑스 유학생이 망치로 경찰관들을 공격해 총에 맞고 제압되는 일이 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달 7월 15일 종료되는 국가비상사태를 11월 1일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국가비상사태에서 경찰에 부여한 특수 권한 일부를 영구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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