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최악의 가뭄…해갈 난망, 6월이 큰 고비

불길한 느낌은 왜 그냥 지나가지 않는 것일까요? 5월 들어 강수량이 줄면서 가뭄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여름이 다가왔는데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제한급수 지역이 속출하고 있고 모내기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비가 내린다고 해도 강수량이 워낙 적어서 가뭄 해갈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 들어 어제(30일)까지 서울에 내린 강수량은 16.1mm에 불과해 매년 이맘때 강수량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수량 부족현상은 거의 전국적인 상황이어서 지난 3개월 동안의 누적강수량 분포를 살펴보면 부산을 포함한 경남 남동부에 그나마 조금 많은 150mm 이상의 비가 내렸고,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방에는 100mm 안팎의 비가 오는데 그쳤습니다.
 
서울과 경기, 경북 동해안 일부, 전남해안에는 3개월 동안 내린 비가 100mm에도 못 미쳐 가뭄 상황이 심각한데요, 특히 경기남부와 충남북부, 전남남부의 경우 3개월 강수량이 평년의 40%에도 못 미쳐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강수량 부족현상이 4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표면의 물은 물론 지하수도 풍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물 부족 현상이 지난 4년 내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지난 1973년부터 서울의 강수량 분포를 나타낸 그림을 살펴볼까요? 서울 강수량이 1,000mm 이하에 머문 경우가 매우 드문 것을 확인 할 수 있는데요, 1973년과 1988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강수량이 1,000mm를 웃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으로 표시한 2014년 이후에는 연강수량이 계속 1,000mm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매우 이례적일 수밖에요. (올해는 7개월이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의 강수량 분포는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낙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오늘과 내일 전국에 비나 소나기가 오겠다는 전망이 나와 있지만 그 양이 매우 적어서 가뭄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6월 초순에도 이렇다 할 비 소식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본격적인 우기로 접어들기 전인 6월 중순까지는 북동쪽 고기압이 영향을 주면서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강수량이 크게 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갖기가 힘듭니다.
문제는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는 6월 말부터 8월까지 강수량 전망도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6월에는 중부는 물론 경북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50% 이상이나 되는 진한 노랑 지역에 들어 있고, 가뭄이 심각한 수도권과 충남의 경우에는 7월과 8월에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는 노란색 부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면 초록색으로 표현하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초록색 부분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물론 6월 말부터는 우기가 시작되면서 비가 내리는 날이 점차 많아지겠지만 그동안의 물 부족 현상이 일거에 해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