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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딸 결혼식 예단 언급하면서 '금전 지원해달라' 암시"

"안종범, 딸 결혼식 예단 언급하면서 '금전 지원해달라' 암시"
수천 만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딸의 결혼식 예단 비용을 언급하면서 금전적 지원을 해달라고 암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영재 원장 아내 박채윤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김 원장 부부는 안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따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박씨는 "안 전 수석이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요새는 예단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3천만 원 정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그래서 예단비로 3천만 원을 줘야 했는지 고민하게 된 것인가"라고 묻자, 박씨는 "안 전 수석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으나 항상 은유적으로 언급하고 선물을 받으면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뜻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박씨는 당시 사업상 어려운 시기였으나 안 전 수석 아내가 결혼식 다음 날 신랑과 신부의 사진을 전송하며 '결혼식에 초대하지 못해서 대신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하기에 결국 화장품 4세트와 함께 1천만 원을 건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박씨는 당시 자신의 남동생도 "너무하다"면서 돈을 건네는 데 반대했고, 이 때문에 자신과 다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특검이 "3천만 원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가족끼리 분쟁이 있었던 게 맞나"라고 묻자,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안 전 수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는 마음도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금품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특검 지적에 박씨는 "반반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밖에도 박씨는 안 전 수석이 2015년 7월 말에서 8월 초 제주도에 여름 휴가를 떠났다면서 '숙박비에 식비까지 190만원이나 나왔다'고 언급했고, 이에 3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했습니다.

박씨는 또 2015년 5월쯤 안 전 수석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려다가 '안 전 수석이 입원했으니 병원으로 직접 가져다 달라'는 말에 병원을 찾아가 가방과 현금 500만 원을 건넸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전 수석 측은 박씨의 증언을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변호인은 박씨에게 "안 전 수석 아내에게서 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관하고 있나"라고 물었고, 보관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메시지를 보낸 게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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