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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박수 없는 해단식…"태극기 눈치 보는 계파정치 안 돼"

"24% 득표율,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어려웠지만 유의미한 패배"

자유한국당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열었다.

한국당은 지난달 8일 선대위를 발족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한 달간 대장정에 돌입했지만 결국 대선에 패배, 9년 2개월 만에 다시 야당으로 돌아갔다.

그런 만큼 해단식도 특별한 세리모니 없이 제6차 회의를 겸해 조용히 치러졌다.

언론에 공개된 해단식 분위기는 침울했다.

정우택 상임 중앙선대위원장은 "모든 것이 불리하기만 했던 극도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솔직히 이만큼 성취한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했지만, 박수는 터지지 않았다.

정 위원장이 첫 순서로 모두발언을 한 뒤 김성은 비대위원이 갑자기 발언을 신청했다.

김 위원은 마이크도 꺼진 채로 "비대위원으로 와서 당내 개혁적인 야당의 목소리를 내려 했지만 제 목소리가 굉장히 작았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쓴소리를 시작했다.

김 위원은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국민의 목소리를 폄하해서도 안 되고 함께해야 한다는 시대정신도 외면해선 안 된다"며 "태극기 세력의 눈치를 보는 계파정치로 특정 지역에 기대는 것을 벗어나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번 대선에서 24%가 넘는 지지율을 얻긴 했지만, 대구·경북(TK)과 경남 지역에서만 1위에 올라 'TK 지역당'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우려가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었다.

김 위원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중도 대통합을 이루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선거 결과가 계속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낸 김 위원의 발언에 일부 선대위원들은 불쾌한 듯 눈을 지그시 감기도 했고 발언이 끝나자마자 해단식을 언론에 비공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철우 사무총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무총장직을 사퇴했다.

결국 해단식은 언론에 비공개한 이후 10분도 안 돼 끝났다.

해단식에 참석했던 한 선대위원은 "기자들이 빠져나간 이후에도 거의 아무도 말하지 않고 침통한 분위기였다. 초상집에서 무슨 수고 했다고 박수를 치나. 누구는 할 말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 관계자는 "해단식 후 이어진 오찬에서도 민심을 못 잡은 부분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잘 바꿔보자는 다짐을 했다"며 "국민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신 것이다. 어려운 선거였지만 나름대로 유의미하게 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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