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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상암쇼핑몰 갈등…롯데, 서울시 상대 행정소송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롯데 쇼핑몰 건립을 둘러싸고 4년을 끌어온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4일 유통업계와 법원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 미이행에 따른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2013년 4월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부지 2만644㎡를 판매·상업시설 용도로 롯데쇼핑에 1천972억원에 매각했으면서도 4년 넘게 쇼핑몰 건립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애초 롯데는 이곳에 2017년까지 백화점과 영화관, 업무시설,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인허가 결정 지연으로 이 복합쇼핑몰은 완공은커녕 4년이 넘도록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롯데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이 알려진 직후 불거진 인근 시장 상인들의 거센 반발이 원인이었다.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중시하는 박원순 시장의 원칙에 따라 서울시는 지역 상인들과의 이른바 '상생 협의'를 복합쇼핑몰 인허가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2월 '경제민주화 특별시'를 선언하고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을 지으려는 사업자는 서울시에 건축허가를 받기 전 골목상권과 상생 방안을 합의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운영하는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영업에 큰 타격을 우려한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리 없었다.

인근 망원시장과 마포농산물시장, 상암동 상가 상인들은 롯데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고, 롯데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각종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3개동의 쇼핑몰 중 1개동을 비판매시설로 만들라'거나 '하나로 연결된 지하층을 3개로 분리하라'는 등 조건이 그것이었다.

상생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자 서울시는 2015년 7월 롯데와 상암 지역 3개 상인연합회, 서울시 등 3자가 참여하는 '상생 협력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해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TF 출범 뒤 1년 6개월 넘게 모두 12차례나 회의가 열렸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롯데는 지역 상인들의 영업 피해 우려 등을 고려해 대형마트와 SSM은 입점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를 했으나 상인협의회 측은 '3개동의 쇼핑몰 중 1개동을 비판매시설로 만들라'는 조건을 고수했고, 롯데 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쇼핑몰 3개동 중 1개동을 판매시설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롯데는 애초 해당 부지를 판매시설용도로 비싸게 팔아놓고도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합의를 조건으로 내걸고 수수방관하는 서울시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며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롯데와 골목상인들 간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해 사업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롯데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생존권과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원만한 타협안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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