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책본부장과 토론하시죠” 했던 바로 그 문제
4월 25일 토론 때는 유승민 후보가 17조 원은 말이 안 된다, 너무 낮춰 잡은 금액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산도 제대로 안 해봤다”는 말도 했습니다. 두 후보 간에 설전이 이어지다, 문재인 후보가 그건 정책본부장과 토론해보라고 했고, 문 후보는 다음번 28일 토론에서 이 발언을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28일에는 안철수 후보도 나섰습니다. 안 후보는 17조 원이라는 게 공무원 임금만 계산한 거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다른 예산이 빠져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공무원 신규 채용 재원, 어떻게 계산할까?

후보 간의 계산법 차이를 설명드리기 앞서, 공무원 1명을 신규 채용할 때 돈이 얼마나 드는지, 그 계산법을 살펴보겠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7 미리 보는 비용추계’라는 보고서(2017.3.31 발간)에서 공무원 1명 신규채용시 필요한 재원을 계산했습니다. 필요한 금액은 크게 3가지입니다.
① 인건비(봉급액 + 공통수당)
② 법정부담금(공무원연금 등)
③ 기본경비: 조직운영에 소요되는 기본적 경비(PC 교체, 사무용품 구입비 등)

● 文 후보 측, ‘기본경비’를 빼고 계산한 수치
문 후보는 TV토론에서 “7급 공무원 7호봉을 기준으로 1인당 연 3,400만 원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저희 ‘사실은’ 취재팀은 여러 차례에 걸쳐 문 후보 측에 ‘3,400만 원’을 계산하게 된 세부 내역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취재 과정에서 문 후보 측은 공무원 봉급표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고, ‘기본경비’는 포함하지 않은 게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①번과 ②번은 포함시켰지만, ③번은 빠져 있다는 뜻입니다.아래 그림에서, 파란 박스만 계산했다는 얘기입니다.

‘기본경비’를 계산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7급 1호봉의 기본경비는 1년에 430만 원 정도 됩니다. (7급 7호봉의 기본경비는 물론 이보다 많겠지만, 예산처 자료에는 7호봉의 기본경비가 나오지 않아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문 후보 측은 임기 첫 해 34,800명의 공무원을 채용할 계획이니까, 첫 해에만 문 후보 측이 밝힌 재원보다 1,500억 원 정도가 더 필요합니다. 매년 34,800명을 추가 채용하고, 그 숫자가 누적되면 임기내 필요한 기본경비 재원은 몇 조원 되겠죠. 이 금액을 문 후보 측이 제시한 17조원에 더해야, 좀 더 현실적인 재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빨간색 박스가 7급 1호봉의 기본경비 금액입니다.

● ‘7급 7호봉’ 3,400만 원으로 뽑을 수 있나?
위의 국회예산정책처 자료 다시 보면, 1년 3,400만 원으로 뽑을 수 있는 건 7급 7호봉이 아니라 7급 1호봉 정도로 나타납니다. (파란 박스, 7급 1호봉 필요 재원이 3,360만 원 정도) 예산정책처는 ‘기본경비’를 포함해 재원을 계산한 것이고, 문 후보 측은 ‘기본경비’를 제외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제 문 후보가 얘기한 7급 7호봉을 뽑으려면 1호봉을 뽑을 때보다 돈이 얼마나 더 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7호봉과 1호봉의 차이, 이것도 수조 원대

● 문 캠프 안에서도 오락가락 계산

이게 다 여러분 세금을 쓴다는 얘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