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 시절 북한에 현금, 현물 넘어간 게 44억 달러" → 거의 사실
![[사실은] MB 정부 대북송금이 더 많았다?…7년 만에 뒤바뀐 진위2](http://img.sbs.co.kr/newimg/news/20170425/201042770_1280.jpg)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오히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더 많았다"고 했는데, 통일부 자료를 보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북한에 넘어간 금액의 총계는 23억 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두 정부를 합쳐도 노무현 정부 때 북한에 넘어간 금액의 절반 가량 됩니다. 통일부 자료로 봤을 때, 문 후보의 발언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 "DJ,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에 70억 달러 돈을 줬다"
홍준표 후보는 4.23 토론회에서도 이 얘기를 꺼냈습니다. 정확한 발언은 "DJ(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70억 달러를 북한에 돈을 줬기 때문에 그 돈이 핵이 돼서 돌아온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발언은 '돈 70억 달러'를 줬다고 했기 때문에 사실과 다릅니다. 아래는 위와 같은 표인데, 저희가 보기 쉽게 편집한 것입니다. 출처는 물론 통일부입니다.

또 한 가지는 "북한에 돈을 줬다"고 하면, 앞뒤 자르고 북한 정권 호주머니에 현금을 꽂아줬다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통일부가 '현금'으로 집계하는 금액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교역, 위탁가공 등'입니다. 이건 우리가 북한에서 수산물이나 임산물을 수입할 때 북한에 수입 대금으로 건네는 돈이 포함됩니다. 또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과 통신비로 북한에 넘어가는 돈도 '현금'으로 집계됩니다.
● MB 정부 대북송금이 더 많았다? 7년 만에 뒤바뀐 진위
이번에 저희 보도 이후, 2010년 통일부가 공개한 데이터는 뭐냐는 문의가 많았습니다. 지금까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의 '대북 송금액'보다 이명박 정부 때의 '대북 송금액'이 많다는 데이터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숫자가 많아서 헷갈리는데, 이건 앞서 말씀 드린 현물과 현금의 총액이 아니라, 현금 즉 '대북 송금액'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통일부 자료에도 '현금'은 따로 집계돼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 보신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 2010년 통일부 자료 13억 4,500만 달러
* 세부 항목: 금강산 관광 대금 4억 2천만 + 교역 대금 4억7,600만 + 현대의 사업 대가 4억 5천만 = 13억 4,500만 달러
* 2017년 통일부 자료 17억 달러
* 세부 항목: 관광 4억 2천만 + 교역, 위탁가공 등 8억 3천만 + 기타(사업권, 이용료 등) 4억 5천만 = 17억 달러
두 숫자의 차이는 '교역 대금'과 '교역, 위탁가공 등'에서 나타났습니다. 올해 집계할 때는 2010년에 없던 4억 달러 가량이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 송금액이 김대중 정부 때보다 많았다"는 주장이 사실인 줄 알았는데, 올해는 갑자기 거짓이 되어 버린 겁니다. 통일부는 저희 취재팀에게, 2010년과 집계 액수가 달라진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 송금액도 두 숫자가 다릅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비롯됐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것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 송금액이 노무현 정부 때보다 많았다"고 주장하는 게 사실로 볼 수 있었고, 문재인 후보도 대선후보 토론회에 나와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가 노무현 정부의 대북 송금 내역을 2010년보다 6억 달러 가량 높이면서, 문재인 후보는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셈이 됐습니다. 7년 만에 사실과 거짓이 바뀌었습니다.
김영삼 정부의 대북 송금액은 위의 그래프에 36억 달러라고 돼 있고, 올해 통일부 자료는 9,300만 달러로 집계돼 있습니다. 편차가 너무 심합니다. 하지만 통일부가 2010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1998년'부터의 대북 송금액 데이터고, 당시 보도도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할 뿐 김영삼 정부의 대북송금액은 보도된 바 없습니다. '36억 달러'라는 숫자의 출처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