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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단식농성 1천여명 팔레스타인 재소자에 "협상없다"

이스라엘 당국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재소자 1천명 이상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집단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18일 알자지라 방송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공안장관은 팔레스타인 재소자 집단 단식농성 이틀째인 이날 "당국은 재소자들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은 자신들의 추구하려는 것을 얻으려 하는 테러리스트들이자 구금된 살인자들"이라며 "그들과는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또 이번 단식농성을 주도한 팔레스타인 파타정파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를 다른 교도소로 이송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강경파 의원인 트자치 하네그비 의원 역시 "이스라엘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요구에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네그비 의원은 바르구티가 주도한 이번 농성을 "정치적 쇼"라고 부르기도 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단식농성 중인 재소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재소자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교정국 직원들이 강제로 농성 중인 재소자들을 다른 교도소로 옮기는가 하면 그들의 옷가지와 개인 소지품도 압수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당국이 앞으로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에게 강제로 음식 투여할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교도소 단식농성은 2015년 7월 이스라엘 의회에서 팔레스타인 재소자에 강제로 음식을 투여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하고 나서 벌어진 최대 규모이다.

이스라엘 안팎에서 논란을 일으킨 이 법안은 이스라엘 교정 당국이 재소자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의료진 소견을 받아 재소자가 거부해도 이들에게 강제 음식 투여를 허용하거나 치료를 받게 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스라엘 정부는 단식농성을 통한 자살을 방지하려는 안전조치라는 명분으로 이 법안을 추진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스라엘 의료협회와 인권단체는 강제 음식 투여는 고문에 해당하며 의학적으로도 매우 위험하다고 반대해 왔다.

이스라엘 인권감시기구에 따르면 1980년 단식농성을 하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이 강제급식을 당하다 사망했다.

음식이 위가 아닌 폐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팔레스타인인 재소자들은 수감 조건 개선이나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했고 이 중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까지 이르렀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천~1천500명은 전날부터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날'을 맞아 처우 개선과 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연대 시위를 벌였다.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은 친척 면회와 진료 혜택 확대 등 처우 개선과 기소 없이 구금하는 관행을 중단할 것 등을 이스라엘 측에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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