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시리아 남성이 화학무기에 희생된 어린 쌍둥이의 시신을 양팔에 안은 이 사진이 세계인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이번 화학 무기 공습으로 쌍둥이 자녀와 아내, 형제, 조카까지 25명의 가족을 잃어야 했습니다. 이토록 비극적인 전쟁의 참상과 화학무기의 잔학성을 알리기 위해서 저희는 조심스럽게 이 영상을 가리지 않고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흰 보자기에 싸인 아기 2명을 안고 있습니다.
울먹이며 아기들을 고쳐 안고 쓰다듬어 보지만, 아기들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알 유세프/숨진 쌍둥이 아버지 : 쌍둥이가 괜찮았는데, 가스 냄새가 난 지 10분 정도 지난 뒤부터 움직이지 않았어요.]
아야와 아흐메드로, 쌍둥이는 바람을 타고 날아온 독가스에 피할 겨를도 없이 숨졌습니다.
이제 겨우 생후 9개월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아버지는 그저 오열할 뿐입니다.
[아버지 : 오, 금발머리 우리 딸… 아이들에게 아빠가 절대 안 떠날 거라고 말했었어요.]
유엔은 오늘(6일) 새벽 긴급 회의를 열었지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러시아가 현장 조사를 반대하면서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SNS로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리다 얼마 전 탈출한 '알레포의 소녀' 바나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알레포의 소녀' 바나 : 세계는 보고만 있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 이 전쟁을 끝내줄 수 없을까요?]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