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정 일체" vs 安 "총재 할 거냐"…대연정·캠프 구성 충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마지막 합동 토론회에서는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설정 방안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늘(30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당정일체론'을 제시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총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문 전 대표는 당정 관계에 대해 "참여정부 때 당정분리가 옳지 않다고 본다. 당정일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안 지사는 "당정분리에서 당정일체가 되면 총재 역할을 하겠다는 거냐"고 물었고, 문 전 대표는 "그렇다. 제가 하는 정책공약도 다 우리 당 총선공약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조금 더 발전시킨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안 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총재처럼 지휘를 하겠다는 거냐"고 거듭 캐물었고,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은) 정당 공천이나 운영에 관여를 안 하고 오로지 정책과 인사만 긴밀히 협의하면 되는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안 지사는 또한 "청와대가 집권여당을 거수기처럼 지배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겠나. (문 전 대표는) 지난번에는 (당정) 둘의 관계가 독립적이라고 했는데 이제 협력하겠다고 한다"며 당정일체론의 허점을 파고 들었고, 문 전 대표는 "우리 전체가 커지는 것이다. 때로는 (당에서 인사를) 추천받기도 하고 협의하기도 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토론회 뒤 기자들을 만나 안 지사가 "총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한 부분을 놓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총재를 하겠다는 말이냐'고 질문했다고 하던데, 안 지사가 목이 쉰 상태여서 잘 들리지 않았다"며 "제 얘기는 당의 운영이나 공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이고 정책에 대해 함께 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에 안 지사도 기자들과 만나 "대선후보가 자기 세력을 늘리고 캠프를 늘려서 당을 지배하고 대통령이 되고, 집권여당은 그 대통령의 하급기관이 되는 패턴을 못 벗어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의 경선운동과 집권은 앞선 여섯분 대통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지사의 대연정론을 두고는 공수가 바뀐 모습도 보였습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를 향해 "대연정으로 논쟁하고 싶지 않은데, 본인이 논쟁을 유발하니 답답하다"며 "연정을 하려면 정책합의도 필요하고 후보가 내세운 공약을 포기하는 일도 생긴다. 당장 2당에 총리도 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국민의 선택은 대통령이 받았는데 총리직을 내주면 총리가 공약을 바꿀 수도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대연정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를 나에 대한 네거티브라고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안 지사를 겨냥해 "청산해야 하는 세력과 손을 잡으면 청산 포기가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최성 고양시장 역시 "자유한국당은 적폐청산에도 반대하는데, (안 지사가 대연정을 얘기하는 것은) 순진해서 그런 것이냐, 정치적인 표 계산과 연관된 것이냐"라고 비판했습니다.

안 지사는 "의회의 소모적 정쟁을 끝내는 방법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시장은 "국민이 편해야지 정치인이 편하면 안된다. 60%를 넘는 당 세력을 만들면 국민이 불편해질 것이다. 사실상 일당 독재가 아니냐"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안 지사는 "당장 이길 생각에 상대를 향해 분노와 미움을 분출하면 좋은 대통령이 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문 전 대표를 향해서도 "국가 개혁과제를 놓고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판적이고, 내 품으로 (다른 진영) 사람이 들어오면 좋다고 하는 것은 이중적이지 않나"라며 "저는 이분법적 정치진영 논리를 첫 적폐청산 대상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 캠프 인사들 가운데 '기득권' 인사들이 많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폈습니다.

이 시장은 "(합류 인사 중) 재벌 사외이사 출신이 15명이다. 주변에 너무 많은 기득권 인사들이 있다"며 "탈원전을 주장하면서 원전 확대를 주장하는 분을 데려오기도 했다. 기득권자를 위한 정권으로 흘러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신념이 없다 보니 시류에 흔들리고 참모에 흔들린다. 아동수당 등에서 말을 바꾸기도 한다"며 "이게 바로 불안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압도적 정권교체를 하면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확 달라진다. 우리가 주류교체를 위해서는 주류를 넓혀가야 하고, 합리적 개혁보수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