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점점 강해지고 있어
-中 정부보다 두려운 건 中 민심이반
-中의 韓 상품 거부 운동이 제일 걱정
-사드 배치한다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안 하겠나
-사드로 안보/북핵 문제 모두 해결? 잘못된 인식
-전술핵 재배치? 잘못된 현실 인식에서 나온 구상
▷ 박진호/사회자:
동북아 정세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 한중일, 러시아, 미국 모두 굉장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외교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 또 어디로 가야 되는 건지. 정말 고민이 되는 상황인데요. 참여정부 시절 동북아시대위원장, 또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를 지내셨죠. 연세대 문정인 명예 특임교수를 만나보겠습니다. 지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애고 분교 크라우스 석좌연구원으로 가계신다는데요. 문정인 교수님 안녕하세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예. 전화 잘 들리시죠. 국제전화 같은데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예. 잘 들립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사드 문제 심각합니다. 사드 발사대와 일부 장비가 아시겠지만 이미 한국에 들어왔고요. 이른바 사드 배치 시계가 예상보다 성큼 빨라진 건데. 우리 정부 입장은 단호합니다. 그런데 어제 왕이 외교부장이 상당히 차분했지만 사드가 중국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고 다시 한 번 확인해서 얘기했습니다. 지금 중국 지도부의 생각은 어떤 걸까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글쎄요. 과거에도 그랬지만 일관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내건 한반도 관련된 세 가지 정치 목표가 있거든요. 첫 번째 원칙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두 번째는 한반도의 비핵화, 세 번째는 모든 현안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자고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게 중국 정부의 기본적 입장이거든요. 이번에 왕이 부장이 얘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은 이제 핵무기 개발하는 것 좀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도 연합군사훈련 중지해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 협정 체결해서 현재 한반도 긴장 상황과 군사 대치 상황을 극복해나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건데. 그건 중국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아시겠지만 지금 중국 관영 언론에서는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조치까지 거론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중국의 보복 조치가 경제적 보복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지금 이렇게 보면 중국이 보이는 게 일종의 보복의 에스컬레이션 사다리인데요. 우선 시작을 한류에서 시작했고, 지금 관광으로 들어왔고, 조금 있으면 무역에서, 특히 비관세 장벽을 통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각종 제조 부분에 대한 비관세 장벽 같은 것을 부과하기 시작하겠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한국 기업 중 3,500개 기업이 지금 중국에 진출해 있는데요. 20개 재벌 기업 전부 다 들어가 있고. 중국에 직접 진출한, 직접 투자 업체에 대한 직간접적인 제약을 가하게 되겠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재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지금 한중 간에 공식적인 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인데. 이게 준적대적 관계로 전환해 나갈 수 있다는 데에 우려가 있거든요. 이렇다면 결국 70년대 과거 냉전으로 돌아가는 거고.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민들의 민심이 크게 동요를 하겠죠. 중국 인민들의 민심을 얻지 못한 우리 한국이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한미 당국이 정말 예상보다 논란 속에도 사드 배치를 서두르는 이유도 전략적 계산이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하나는 분명히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계속 보여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조기 대처라고 하는 군사적 판단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정치 가변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미국 측이 서두른다고 하는데. 저는 한국 군부 쪽에서, 국방부 쪽에서, 또는 우리 청와대 쪽에서 미국 측에 오히려 요청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아마 국내 정치적 상황이 상당히 작용하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 말씀은 조기 대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당연히 대선 되면 지금 문재인 후보도 그렇고 야당 후보들 일반적으로 결국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는 아주 정면에서 반대하는 입장이고. 문재인 후보만 하더라도 이것에 대해서 국내 정식적인, 소위 공개 토론을 거치자. 의회의 동의를 받고 하자는 거니까. 이게 우리 국방부 입장이라든가 미국 군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겠죠.
▷ 박진호/사회자:
오히려 우리가 미국에 요청했을 수도 있다. 빨리 하자고.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현실적으로 보면 안보 이슈가 뿌리 깊게 박혀있고. 또 한미동맹의 절대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야권주자들조차도 이재명 시장을 빼고는 이 사드 문제 언급이 조심스러운데. 이제 와서 이렇게 된 마당에 군사적 효용성을 재론하는 것이 좀 부질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이대로 배치를 해야 되는 겁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그건 상당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왜냐하면 지금 사드든 뭐든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 국익을 제일 위에 놓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사드라고 하는 게 국익의 큰 일부분에 해당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사드 배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입니까? 사드 배치한다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 안 하겠습니까? 그 다음에 사드 배치하는 게 지금 얼마 전에 북한이 했던 것처럼 동시에 네 발, 다섯 발 동시 발사할 경우에. 사드 갖고 그것을 명중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군사적 유용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 그러나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중국이나 러시아 이쪽에서 오는 정치전략적 압력은 상당히 가중되고. 우리 경제적 타격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것을 봤을 때 지금 사드를 급하게 할 이유가 있겠는가 하는 문제죠. 그 다음 우리가 대중 설득을, 중국에 대해서 설득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 전체가 공론화를 시켜서 토론을 해서 국회가 소위 찬성했다고 하면 우리가 중국하고 협상을 하는데도 상당히 용이해지겠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이렇게 급하게 배치한다고 하는 것은 그 후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교수님은 우리가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이익, 안보적 이익보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서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저는 그렇게 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사드라고 하는 게 방어적인 무기거든요.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우리가 요격해서 떨어트리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공세적인 무기를 가지면 북한이 나쁜 짓 한 것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사드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쏘면 우리가 대응해서 요격시키는 것이니까 상당히 방어적인 무기거든요. 그런데 그 자체가 오면 한반도의 모든 안보 문제가 해결되고 북한 위협 문제가 해결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인식을 우리에게 심어주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런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한미 관계 동맹은 여전히 중요하고. 또 트럼프의 미국 새 행정부가 들어섰고요. 우리는 또 한 편으로는 중국을 지렛대로 해서 북한을 압박한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그동안 북한이 잘 안 해줬다. 이 역할을. 거기에 대한 불만도 있는 거잖아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기본적으로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죠.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자기들이 지렛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무조건 찬성할 겁니다. 그러나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서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부터 항상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을 아전인수 격으로 생각해서 우리가 마치 중국의 행태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외교 정책을 조율해왔다는 것은 아주 잘못된 포석이고 계산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최근에 문정인 교수님 저서를 보면 한국이 돈은 중국에서 벌면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서 중국을 견제한다는 불만이 중국 지도자, 내부에서 존재하고. 최근에 또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한중 관계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는 견해를 내셨어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그렇죠. 중국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대국이라는 인식이 상당히 강하고. 우리 한국을 소국이라고 보는 인식이 요즘 새롭게 생겨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보면 우리 총무역액 중에서 중국 의존도가 거의 26%란 말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매년 대중 무역 흑자를 많게는 600억, 적게는 300억씩 흑자를 봐왔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결국에 중국과 거래해서 자기들 등만 보면서 진짜 중요한 안보 문제는 미국하고만 같이 가려고 한다. 그런 한국하고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느냐는 이런 생각들이 일반 시민들뿐만이 아니고 중국의 지도자급에서도 많이 나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나옵니다. 우리가 사실 중국과 외교적으로 대결을 펼치는 게 의미가 없고. 사실 이 사안 자체가 결국은 중미 간의 협의로 결정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그것도 아주 잘못된 발상입니다. 그것은 결국에 한반도 문제라고 하는 것을 미중 강대국에 일임해버리는, 소위 아웃소싱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거든요. 우리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우리가 해결해야지 왜 그걸 미중에 아웃소싱 해서 넘깁니까? 그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있어왔던 소위 강대국 결정론, 또는 세력결정론의 하나의 잘못된 발상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선택이죠. 만약에,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만약 사드를 우리 정부가 사서 그 다음에 우리가 직접 작전 운용을 하고. 그 다음에 중국 사람들에게 우리의 투명성을 보여주면 중국에서 반대할 이유 전혀 없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 문제는 미국 사드를 들여다 놓고. 그러면 미국이 완전히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하고. 우리는 들어갈 수도 없고. 우리는 기지만 제공해주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중국 친구들이 자꾸 의구심을 갖는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청취자 신숙경 님은 ‘교수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또 주체성을 강조하시는 모습 되게 잘 들었습니다’ 하셨는데. 7050님은 이런 질문 하셨어요. 지금 전술핵 재도입에 대해서 여쭤보시는데요. 지금 전술핵 재도입 문제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그것도 제가 볼 때는 현실 인식이 상당히 잘못된 데에서 나온 구상인데요. 미국이 91년도에 왜 한국에 있던 전술핵을 빼갔겠습니까? 가장 큰 이유는 한미 재래식 군사력 갖고도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하는 판단이 섰었고. 두 번째로는 아직 한반도처럼 작은 땅 덩어리에 전술핵을 사용하면 남과 북 공동으로 희생되는 것이고. 특히 북한의 경우에는 무고한 시민들이 대량살상 되는 결과를 가져오니까 미국 지휘관들 입장에서 한국에서 전술핵을 사용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보는 겁니다. 더 나아가서는 전술핵 갖다놓으면 쓰기는 어렵고, 그 다음 그것을 소위 감시하고 전술핵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히 많아요. 이런 이유들 때문에 91년에 미국 정부가, 그 때 아버지 부시가 있었을 때인데. 한국에 있는 전술핵을 전부 철수 결정을 했던 것이거든요. 그리고 오바마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전술핵을 상당히 줄여나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맞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 박진호/사회자:
마지막으로 여쭤볼 게 있어요. 지금 무역 민생 경제에 대한 타격 우려 심각한데. 단기적으로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뭡니까?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지금은 저는 별로 없다고 봅니다. 저는 지금 제일 걱정하는 문제는 중국 정부가 소위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서 한국에 대해서 무역 제재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 소비자들입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에 대해서 반한 감정을 갖고, 한국 상품에 대해서 거부 운동을 만약 벌이게 된다고 하면. 이것이 가져오는 파장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정책, 특히 외교 정책을 할 때나 군사 정책을 할 때는 상당히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는데. 지금 정부는 그런 신중을 기하지 않고 국민적 합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데에 저는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이게 단기적으로 다변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기적으로 품목을 다양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문제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안 나서잖습니까? 소위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
▷ 박진호/사회자:
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문정인 연세대 명예 특임교수:
예. 수고하십시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연세대 문정인 특임교수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