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우려로 시중 금리가 오르자 올해 2개월여 만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1조1천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이 점점 더 현실화함에 따라 국내 채권형 펀드 자금 이탈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외 채권형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집계한 결과 올해 들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6일 기준 1조1천24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국공채권 펀드에서 가장 많은 9천66억원이 빠져나갔다.
일반채권 펀드와 회사채권·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서도 각각 4천789억원, 418억원, 223억원이 이탈했다.
외화로 표시된 국공채와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KP펀드에서도 151억원이 빠져나갔고, 초단기채권 펀드에만 3천407억원이 순유입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작년 초 국내외 금리 하락으로 2015년 12월 말 77조3천억원이던 순자산이 작년 9월말 101조1천억원까지 급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된 작년 9월부터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외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자 최근 6개월간 3조9천973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국내 채권형 펀드 투자 열기가 급속히 식어가는 양상이다.
대표 채권 상품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작년 8월 말 연 1.308%에서 7일 기준 연 1.784%로 6개월여 만에 47.6bp(1bp=0.01%p)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도 최근 1년 수익률은 0.89%이지만, 최근 6개월 수익률은 -0.34%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작년 11월 순유출세로 돌아선 해외채권형 펀드는 2개월 만에 순유입세로 돌아서 올해 들어서만 7천234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채권 펀드로 4천163억원이 유입됐고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로도 2천504억원이 들어왔다.
다만 신흥국채권과 아시아퍼시픽 채권 펀드에선 각각 103억원, 244억원이 빠져나갔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금리인상 기조로 채권 투자자가 자금을 위험자산으로 옮기는 자금 이동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해외채권형 펀드에선 금리 상승기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 펀드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