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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곳이 필요합니다" 성매매 강요당한 지적장애 여성

지난 1월 23일 오전 강원도 내 한 성매매 피해자상담소에 "업주에게 빼앗긴 통장과 신분증을 찾아야 한다. 몸을 숨길 안전한 곳도 필요하다"라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1년 넘게 지적장애 여성을 유흥업소에 감금해 임금 없이 일을 시키며 폭행은 물론 성매매까지 강요한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춘천경찰서와 성매매 피해자상담소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 2급인 30대 여성 A씨는 지난 2015년 11월 춘천의 한 분식집에서 일하던 중 한 지인이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춘천의 한 유흥업소로 넘겨졌습니다.

이후 A 씨는 유흥업소가 있는 건물 3층 원룸으로 자비를 들여 이사했지만, 유흥업소 업주 등 가해자들로부터 거처를 빼앗기고 유흥업소의 차가운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1년 넘게 지냈습니다.

유흥업소 업주 등 가해자들은 A 씨를 때리고, 성매매까지 강요했고 업주의 동거남은 A 씨를 성폭행하기도 했습니다.

가해자들은 A 씨의 신분증과 매달 생계비 지원금·장애연금 등 90만 원 남짓한 돈이 들어오는 통장까지 빼앗아 1천500여만원을 챙겼습니다.

업소에 감금된 A씨는 여러번 업소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붙잡혔고, 업주와 동거남, 여종업원은 A 씨를 심하게 폭행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성매매로 인한 임신을 막고자 A 씨에게 불임시술까지 시켰습니다.

결혼했으나 남편을 일찍 잃고 자식도 없던 A 씨지만, 가해자들은 지인 또는 행정기관이 A 씨를 찾지 못하도록 이름까지 개명시켰습니다.

A 씨가 유흥업소에서 학대를 당하는 사이 시부모가 A 씨를 찾아 나섰으나 이름이 바뀐 탓에 A 씨를 찾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 22일 유흥업소에서 2차를 나왔다가 극적으로 탈출했습니다.

지적장애로 스스로 신고할 능력이 부족했던 A 씨는 지인을 찾았고, 이튿날 지인의 도움으로 도내 한 성매매 피해자상담소에 신고했습니다.

A 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상담소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접한 경찰은 A 씨를 유 흥업소에 소개한 지인과 유흥업소 업주, 업주의 동거남, 여종업원 등 4명에 대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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