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취업 뒤 다쳤다며 산재신고 협박…38곳서 1억 챙겨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사현장에 위장 취업한 뒤 다쳤다며 산재신고를 할 것처럼 위협해 38곳서 억대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36살 이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부산, 대구, 경기, 경남, 경북 등 전국 38개 공사장에서 "손가락 인대가 늘어났다"고 속이고 노동청에 산업재해 신고를 할 것처럼 위협해 41차례에 걸쳐 1억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출근하는 날 같은 팀으로 일하는 동료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갑자기 쓰러지는 이른바 '할리우드 액션'을 한 뒤 손을 다쳤다고 속였습니다.

산재신고를 하면 노동청의 현장조사가 이뤄지고 산재로 확인되면 과태료, 벌금 등을 부과받게 되는 데다가 공사입찰 참여에도 제한을 받는 등 불이익이 커 영세업체는 물론 중견 건설업체도 어쩔 수 없이 당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이씨는 또 돈을 주지 않는 공사장 관계자에게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마구 보내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공사현장 한곳에서는 끝까지 합의하지 않아 이씨가 산재신청을 해 스스로 재해보상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씨에게 최장 전치 6주의 진단서를 상습적으로 끊어준 대구의 모 병원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이렇게 챙긴 돈을 인터넷 도박으로 대부분 탕진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