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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심장으로 20년 산다…새 삶 열어준 이식 수술

<앵커>

중년 남성이 심장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모니터에서 심장이 뛰고 있는 게 보이시죠. 그런데 이 심장은 본래 이 남성의 것이 아니라 20년 전 타인에게 받은 겁니다. 그때만 해도 10년쯤 살면 잘 사는 거라고 했는데 이 예상이 빗나가고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권경남 씨는 첫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치료 불가능한 심장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심장을 이식받으면 1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의사 말을 듣고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권경남/22년 전 심장이식 수술 : 솔직히 남편 걱정은 안 됐습니다. 성인이니까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이가 적어도 초등학교 6학년만 졸업시켰으면 좋겠다, 내 힘으로. 그게 간절했었습니다 씨는 예상을 깨고 22년째 생존해 있습니다.

67세를 넘어 건강한 노년을 열어갑니다.

진 웅씨는 수술 직후 몸이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진 웅/21년 전 심장 이식 수술 : 손을 대보면 쿵쿵 울리고 옆으로 누워 있으면 울리기 때문에 처음에 한 1년 정도는 아 미묘한 감정이 좀 많았습니다. 어색하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고….]

어려움을 이겨내자 새 삶이 열렸습니다.

[10년 생존율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그 2배인 20년을 살고 있네요. 솔직히 60세를 살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거부반응이 적은 것이 심장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거부반응 줄이는 면역 억제제를 한국인 특성에 맞게 쓴 것도 주효했습니다.

[이해영/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 외국에서 쓰라고 제시한 (면역 억제제) 용량을 한국에서 쓰면 다 너무 많아서 부작용이 생겨요. 그래서 우리가 교과서에 배운 것에 50~70% 용량의 약재를 써왔습니다.]

지난 한해 국내 심장 이식 수술은 처음으로 100건을 넘었습니다.

뇌사자 573명이 소중한 심장을 기증한 덕분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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