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시상식에서 '라라랜드'는 13개 부문 중 감독상, 여우주연상, 미술상, 촬영상, 음악상, 주제가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하며 올해 최고의 영화임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잡은 듯했던 작품상은 '문라이트'에게 돌아갔습니다.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직후 대배우 워렌 비티와 파에 듀나웨이가 최우수작품상 시상자로 나왔고, 이들은 ‘라라랜드’를 수상작으로 호명했습니다. '라라랜드'의 7관왕을 축하하며 청중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고, '라라랜드' 제작진은 단체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봉투를 확인하고 "아, 죄송합니다. 실수가 있었네요. 문라이트, 이 영화가 최우수작품상입니다. 농담 아니에요. 올라오세요, 이건 농담하는 거 아닙니다. 시상자들이 잘못 읽었나 보네요. 장난이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순간 객석에선 일대 혼란이 일어났고, 최우수작품상은 문라이트에 돌아갔습니다.
뒤늦게 무대에 오른 ‘문라이트’의 감독 베리 젠킨스은 “사람들하고 길바닥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라라랜드에게 사랑을, 모두에게 사랑을 전합니다.”라고 말해 작품상의 기쁨을 라라랜드 팀과 함께 나눴습니다.
알고보니,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수상한 ‘여우주연상’ 봉투와 최우수작품상의 봉투가 바뀌었던 것으로, 사회를 맡았던 지미 키멜은 “전 세계로 나가는 쇼프로그램에서 실망시키고 싶진 않았다”며 “제가 이 쇼를 망칠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망했네요.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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