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한 대학가 원룸입니다. 1인용 침대 하나 들어가면 꽉 차는데, 14㎡, 대략 4평 정도고 이 방 임대료는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60만 원입니다.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하는 정부 계산방식으로는 3.3㎡, 한 평당 월세가 16만 3천 원입니다. 174㎡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3.3 ㎡에 월세 15만 8천 원이니까, 대학가 원룸 월세가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보다 더 비쌉니다. 대학생과 그 부모가 월세에 등골이 휘고 있다는 게 빈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부동산 거래 사이트에 등록된 대학가 원룸들입니다.
변기 바로 앞에 싱크대와 렌지가 있습니다.
화장실 안에 부엌이 있는 겁니다.
거꾸로 부엌에 변기가 딸린 집도 있고, 작은 냉장고 하나 놓을 자리가 없어서 싱크대 위에 억지로 올려놓은 집도 있습니다.
이 집들을 직접 취재해보려 했지만 일찌감치 모두 나간 상태.
[대학가 원룸 부동산 중개업자 : 이런 집들은 학생들이 (살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끝물인데도 계속 구하고 있거든요. 금방 나가요.]
이런 집들은 월세가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더 싸다 보니까 나오면 바로 나가는 겁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대학가 월세는 얼마 정도할까.
14㎡, 4평짜리 신촌의 한 원룸, 밥 먹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비좁습니다.
[신은/대학생 : 식사는 여기서 합니다. (서서요?) 네. (집이 너무 좁아서) 그냥 이렇게 서서 먹는 게 편해진 것 같아요.]
이방은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60만 원, 여기에 관리비도 매달 5만 원씩 나갑니다.
[아르바이트를 두 개를 같이 했었거든요. 치킨집에서는 서빙이랑 설거지, 많이 벌 때는 110만 원 정도 벌고.(그 절반 이상이 월세로 나간 거네요?) 네, 그러네요.]
대학들이 기숙사를 지어보려 해도 월세에 생계가 달린 주민 반대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경지/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요즘에 대학 기숙사나 공공임대주택 지을 때 많은 임대업자 분들이 반대를 하시잖아요. (기숙사가 생기면 기존 원룸이) 공실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대를 하시는 건데요.]
정부가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해 진행하던 행복기숙사 건립 역시, 주민들이 대학생이 오면 성범죄가 늘어날 거라는 민원까지 넣어가며 반대하고 있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대학가 방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상아탑이 등골탑이란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