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에 대응해 아시아와의 무역을 강화하려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무역의 중심축을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의 자유무역이 트럼프의 인질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격변기에 신흥시장, 특히 중국과의 가까운 관계는 기회인 동시에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EU의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이위르키 카타이넨 집행위원회 부의장은 "당연히 우리는 다른 지역에서 우리 입지를 강화하고 싶다.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우리의 전통적 장점이 부각됐다"면서 유럽의 안정성과 법의 지배 등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할 예정이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재협상하자고 요구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EU는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EU는 TPP에 서명한 12개국 가운데 10개국과 협상 중이며 남미의 무역 블록인 메르코수르와도 계속 협상하고 있다.
또 2008년 이후 중단됐던 걸프 국가들과의 무역 논의를 재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EU는 또 일본과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하지만 오랜 협상에도 아직 큰 진전은 없다.
아시아와의 무역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자고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는 국가는 독일이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는 트럼프 취임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유럽과 독일은 아시아와 중국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달 EU의 자유무역협정 확대에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유럽과 중국의 무역 관계는 그다지 매끄럽지는 못하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롬 EU 통상 집행위원은 유럽 기업들이 중국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장벽이 EU-중국 간의 무역을 방해한다면서 양측의 투자협정에서 중국 시장 접근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